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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266

탄핵 아침부터 서둘렀다.금요일 오후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서 일단 차를 마을 입구에 내려놓았다.토요일 아침 걸어 내려가 차를 타고, 함양 터미널에 가서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동서울행 버스를 탔다.12월 14일. 그렇게 아침부터 시작된 하루가 참으로 길었다.  서울에 도착해 지하철로 이동하는 중에 이미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은 무정차한다는 문자가 날아들었다.논현역에서 9호선을 타려고 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개찰구로 가는 곳이 지그재그 여려 겹의 줄이 이어졌다.개찰구를 통과하기까지 30분 넘게 걸렸다.거의 반평생 서울에 살면서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샛강역에서 내렸다.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나오는 데도 30분 넘게 걸렸다.그렇게 지상으로 나와 사람들과.. 2024. 12. 16.
조국 오늘 조국 교수님(나는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그냥 조국 교수라고 부른다.) 징역 2년 확정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정말 한 마디라도 쓰지 않을 수 없다.조국 가족의 사냥이 시작된 이후 나는 가슴이 저릿저릿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는 날이 많았다.특히 정경심, 조민의 판결을 앞두고는 가슴이 떨렸었다.분명히 말도 안 되는 기소와 재판이라고 생각하고, 저것들은 사람이 아니니 정상적인 재판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떨리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그때의 그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며칠 전부터 그때의 증상이 시작되었다.역시 그럴 줄 알았지만, 손톱만큼의 기대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했지만 그래도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나는 어떤 개인을 응원하는 것보다는, 그냥 상.. 2024. 12. 12.
빛과 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내가 가슴에 품고 있던 문제들, 그리고 요즘 더 이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는 실상들...스톡홀롬에서 한강 작가님이 말했다.그냥 외롭지 않다고 느꼈다.  빛과 실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2024. 12. 8.
12.3 사태는 진행 중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분노와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다.나는 실제로 계엄군을 본 적이 없다.전경과 백골단을 본 것이 전부지만 그들은 그래도 경찰이다.그런데 계엄군은 군인이다.군인은 적으로 규정된 것은 섬멸하도록 훈련받았다.그런 계엄군이 도시 한 복판에 나타났다. 국회에 난입했다. 특전사, 공수부대.. 이런 말들을 들으면 괜히 무섭다.전쟁에서 국가를 수호하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하게 훈련된 정예 부대라고 하지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국민을 학살하는 무서운 군인들이라는 것이다.국가폭력이 자행될 때 동원되는 부대... 난 계엄을 경험한 적이 없다.내가 살았던 곳에 계엄군이 깔려 삼엄하게 출입을 통제하거나 거리에 장갑차가 세워진 것을 직접 본 적도 없다.그런데도 그.. 2024. 12. 5.
참깨 전주에서 활골 동지들을 만났다. 앞으로는 '동지'라고 해야겠다. 자본주의 열차에서 뛰어내린 동지들. 맛있는 생선구이집을 알게 되어서 우리와 함께 먹고 싶었단다. 밥값은 항상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이 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이 많은 사람이 밥값을 내야 한다. 그러나 활골 동지들은 쉽사리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우리도 잽싸게 움직이려 하지만 놓칠 때가 많아서 항상 낭패감이 든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진수성찬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차를 마셨다. 주변 생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정말 귀한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 참깨를 심어 직접 수확해서 가져온 것이다. .. 2024. 11. 5.
10월 29일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서울광장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잊지 않을 것이다.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의 고통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고 싶다.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추진위원 가입 https://www.1029act.net/89239105-0dc8-4317-83f2-7f4abc949e45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2024. 10. 27.
또 서울 서울 다녀온 지 3일 만에 또 서울 간다.다음 주는 추석.시어머니가 아프셔서 거의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데 이번에는 목요일 집에 와서 세 밤 자고 월요일에 또 서울 간다.길에다 돈을 뿌리고 다니는 것 같다.둘이 서울 다녀오면 교통비만 20만 원이다.시간은 왕복 10시간.집에서 출발해 서울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5시간이 넘는다.서울 다녀오면 짐 풀어 정리하고 빨래하고 집안 정리.그리고 며칠 지나면 또 가방 싸서 서울 간다.그 사이 텃밭과 앞마당 뒷마당 돌봐야 할 일들도 있고 청소도 하고 장도 봐야 한다.이번에는 추석 앞이라 아버님 계신 현충원 다녀오느라 차를 가져갔다.더해서 예전 학교 동료 후배를 만났다.용가리는 딸아이와 곱창을 먹었다.나는 곱창을 먹지 않기 때문에 엄마 없을 때 둘이서 곱창 먹자고 .. 2024.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