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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160

함양 맥주 크리스마스 무렵 딸아이가 내려와서 시간을 보낼 때, 바람 쐬러 근처 하미앙 와이너리에 다녀왔다.이 골짜기에 와이너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오며 가며 표지판을 보다가 호기심이 생겼었다.찾아보니 산머루 와인을 만드는 곳이라 했다.겨울이어서 찾는 사람이 없어 그런지 황량하고.... 아무튼 내가 생각한 와이너리는 아니었다.ㅠㅠ그래도 판매점에 들어가 산머루 와인을 살펴봤다.판매점에는 와인과 관련된 제품보다는 관광지 휴게소와 비슷하게 가방, 옷, 모자 등등이 더 많아서 좀 그랬다.와인은 내 취향이 아니었고 수제 맥주가 있어 맥주를 샀다.        맥주 이름과 디자인이 정말 독특했다.농부맥주, 등산객맥주, 함양맥주, 밤맥주.맥주 이름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겠다.대관절 어떤 기준으로 이름을 붙인 거지??게다가 풀네임을.. 2025. 1. 16.
외규장각 의궤 시어머니 뵈러 서울에 다녀왔다.아프신 어머니와 그 형제 가족들...만남을 갖는 것이 힘들 때가 더 많다.그리고 늙고 병들어 죽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바라보는 심정이 괴로운 것도 어쩔 수 없다.어머니는 많이 회복하셔서 어느 정도 기력을 찾으셨지만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듯싶다.그러나 어머니는 어머니가 생각하는 것이 있고 형제들은 또 그들 각자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편안하게 생활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용가리와 나는 그저 한발 떨어져 지켜보는 수밖에...우리는 언제나 아웃사이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뭔가 마음이 스산해져서 간청재로 돌아오기 전에 다른 것을 조금 채우고 싶다.박물관에 가 본 지도 오래되었구나..편안하게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내가 좋아하는 빗살무늬 토기를 보면서.. 2024. 12. 3.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 질 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    .. 2024. 11. 1.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 집니다.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오늘 비가 내리고 물안개가 자욱한 산 능선을 보면서 윤동주의 이 생각났다.그리고 너무 슬펐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다. 2024. 10. 19.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한참 전에 도서관에 신청했는데 한 달이 넘어서야 연락을 받았다.전에는 2주, 늦어도 3주면 구입 연락을 받았었는데 올해는 한 달이 넘는다.예산 때문이라는데 거지 같은 정부가 이런 시골 도서관 예산도 줄이나 보다. 2021년 8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자, 한국 정부는 자신에게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 390여 명을 구출해 한국으로 데려왔다.이들은 한국 정부가 파병한 군부대, 한국 대사관, 한국이 운영한 병원 등에서 근무했던 사람들과 그 가족이다.이 책은 '미라클 작전'으로 구출한 아프간 특별 기여자 157명의 울산 정착 기록이다.  이 글의 저자는 기자로 2023년 2월 중순 울산 동구에 닷새간 머물면서 1년간의 울산 정착기를 취재하고 나중에 울산과 인천을 다시 찾았다.. 2024. 10. 12.
제주도 - 제주 4.3 평화공원 제주도에 몇 번 가면서 항상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가보지 못한 곳.이번에는 4.3 평화공원에 다녀왔다.지금도 희생자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계속 밝혀지는 사실들이 정말 가슴 아프다.국가 폭력에 희생되고 억울하게 죽어간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추모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마음껏 추모하고 위로하고 슬퍼해야만 죽은 이들도 살아남은 이들도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그 추모의 장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좋은데 참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5.18도 세월호도 10.29도 드러내 놓고 슬퍼하고 위로하는 장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정말 안타깝다.특히 세월호나 10.29는 언제쯤이나 그 진실의 주변에 다가갈 수 있을까...     마지막날 제주항에서 목포행 배를 기다리면서 보게 된 조형물.제주도는 아름답지만 여기저기 아픔이 .. 2024. 10. 6.
제주도 - 도록도록 도록도록은 '우리의 여행이 오래도록 기억되도록'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종달리 마을 안에 예쁘게 집을 고쳐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환상적인 경치나 독특한 마을 풍경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평범한 마을이다.그래서 제주도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는 느낌을 살짝 맛볼 수 있는 것이다.물론 이렇게 좋은 숙소에서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감안하고 말이다.숙소에 들어서니 참 감성적으로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생각이다.솔직히 용가리와 나 같은 중늙은이들이 갈 곳은 아니다.ㅠㅠ젊은 부부나 연인, 딸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가면 좋을 곳이다. 어쨌든.....폴라로이드 카메라, 빔프로젝터, 블루투스 스피커, 환영의 손 편지...태블릿에 모든 메시지를 남겨놨다.각각의 기기들을 사용하는 방법, 집에서 유의해야 할 점, 그리고 아침을 준비해 .. 2024.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