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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痛飮大快
  • 통음대쾌

심심풀이160

제주도 백수 생활이지만 그래도 여름에는 나름 휴가(?)를 갔었는데 이번 여름에는 덥기도 하고 일도 많아서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휴가의 모습이 달라졌다면 전에는 호캉스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간청재 생활하면서 휴가로 호캉스를 선택한다는 것이다.서울 적당한 호텔에 가서 며칠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전에는 여행 가면 숙소는 별로 괘념치 않았다.민박, 펜션, 모텔.... 그저 적당하게..오히려 호텔은 별로 선호하지 않았었다.호텔은 작은 지방에는 별로 없기도 하고 재미가 없었다.그런데 이제는 호텔이 좋다.하얀 침대 시트가 빳빳하게 세팅되어 있고 욕실에는 깨끗한 흰 수건이 각 잡고 비치되어 있는 호텔이 좋다.매일 청소가 되어 있고 욕실에는 뽀송한 수건이 매일 제공되는 호텔이 좋다.욕조가 있는 호텔에서 반신욕 하면.. 2024. 10. 5.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2 이 책에는 내가 아는 '박남준'시인이 나온다.그 시인이 '워즈워스'와 '까비르'의 시로 한 꼭지 글을 쓰기도 했고'문신' 시인이 '박남준' 시인의 시 를 주제로 한 꼭지 글을 썼다.'박남준'시인은 연관스님과의 인연으로 알게 되었다.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하고 그 거처에 가서 차도 마셨다.커피 봉투의 스티커로 사용하고 있는 '지리산 제비꽃' 글씨를 써 준 사람도 박남준 시인이다.  단지 연관스님 따라다니느라 엮인 인연이었다.연관스님과 박남준 시인은 정말 각별한 사이였다.그래서 시인이 책을 내면 시인의 서명이 들어간 책을 받아 보게 되었다.내 이름과 시인의 서명이 들어간 시집이 지금 책꽂이에 여러 권 꽂혀 있다.그런데 사실 그 시집들을 그리 열심히 읽지는 않았었다.나는 시를 잘 읽지 않았고 시를.. 2024. 8. 28.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1 내 영혼을 뒤흔든 41편의 시.40년 공직생활을 기념하는 뜻으로 40명의 시인들에게 '내 영혼을 뒤흔든 시' 원고청탁을 했다. 중간에 계산 착오로 한 명이 늘었다. 그러면 결혼 41주년 명분을 걸자.(작은 사람은 무슨 소리 듣게 될까 봐 이렇게 끊임없이 구실을 만들어 간다!) 엮은이 김종민 교수의 말이다.ㅎㅎ 책을 읽으면서 시에 목숨 건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다. '시'라는 것에 가슴앓이하고 매달리고 너무너무 쓰고 싶고 게다가 너무너무 '잘'쓰고 싶고...그 후 시(詩),그 목매달아 죽어도 좋을 나무를 향해 얼마나 서럽고 뜨겁게 청춘을 불태웠던가? 김관용 시인이 박재삼의 을 인생의 시로 꼽으며 쓴 글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렇게 열망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불행이라.. 2024. 8. 28.
대학로 혜화동 편찮으신 시어머니 뵈러 일주일 한 번씩 서울에 간다.재활요양병원으로 옮기셨다.어느 정도 보행하실 수 있도록 재활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옮기신 것이다.많이 떨어지신 인지 능력이 얼마나 회복되실지.....대화도 하시고 휠체어나 보조기구 의지해 바깥바람도 쐬시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반갑지만한편으로는 마음이 어수선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다.나는 효심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막 이것저것 활동하고 운동시키는 것에 그리 열심히 동참하고 싶지는 않다.그저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한없이 서글프다.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참으로 힘들구나.그런 것을 바라보는 것도 힘들고 직접 감내하는 것도 힘들구나.결국 태어난 것이 고통이구나.나이 들어 위기가 닥치면 그것이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마무리를 잘해야 할 텐데...'.. 2024. 8. 5.
슬픔에 이름붙이기, 사랑인줄 알았는데 부정맥 '이 책은 도서관에 구입 신청하지 말고 살 걸 그랬어.''우중충한 책은 빨리 읽고 반납하지 뭘 갖고 있으려고 그러냐?'책 제목만 보고도 우중충하다며 질색하는 용가리와 나눈 대화. ㅎㅎ 책의 저자 '존 케닉'이 무려 12년 간 단어 하나하나를 만들어 사전 형식으로 만들어 출간한 책이다.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내가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참 정성스럽게도 만들었다는 생각이다.문화권이 다른 저자가 설명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딱 들어맞는다 할 수는 없지만 '맞아 맞아'하게 되는 단어들도 많다.섬세한 감정 상태를 잘 설명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그것에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흥미롭다. 딥 것 deep gut명사) 여러 해 동안 느껴보지 못했다가 되살아난, 감정을 자극하는 플레이리스트가 .. 2024. 7. 25.
새벽부터 황혼까지 5월부터 시작해서 6,7월도 서울행이 잦다.시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다녀오는 것이다.멀리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얼굴은 뵙고 오려고 한다.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조금은 나아지신 듯...어느 정도 대화도 하고 눈도 맞추셨다.장성 이야기나 아버님이 계신 대전 현충원 이야기를 하니 총기가 생기시는 것 같다.장성은 어머니의 시댁이다.즉 시아버지의 고향, 시댁 어른들 4대가 계신 선산이다.사실, 어머니가 자신의 고향도 아닌 시댁의 본거지에 강한 애착을 갖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건강하실 때도 자식들 거느리고 장성에 다녀오는 것을 좋아하셨다.나라면 내가 자란 고향, 내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 곳에 더 가고 싶을 것 같은데 말이다. 금요일 올라가서 오후 늦게 어머니 뵙고 다음날은 딸아이와 함.. 2024. 7. 15.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65편의 시를 신철 화가의 예쁜 그림과 함께 안도현 시인이 짧지만 따뜻한 글로 소개하고 있다. 시집 한 권에 잘 집중할 수 없는 나도 가슴 뻐근하게 읽었다.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 게 마음이라면 거기 들어가 눕고 싶었다 요를 덮고 한 사흘만 조용히 앓다가 밥물이 알맞나 손등으로 물금을 재러 일어나서 부엌으로 이마 / 신미나 첫 번째 연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는 벌써 꾹 눌려진 손톱자국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나는 요를 덮고 누워 앓는다는 말에 마음이 무너졌다. 이불이 아니고 요를 덮는다는 느낌을 나는 안다. 나도 옛날부터 이불이 아니라 요를 파고들기 좋아했다. 두꺼운 요 밑을 파고드는 느낌. 맨 방바닥에 요를 덮고 있는 느낌. 그 느낌을 나는 안다. 그 무게감, 적당한 압박감, 적당한 안정감.. 2024.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