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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162

두 교황 노트북을 끼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뭐니뭐니 해도 침대 위에서 보는 영화가 최고 아니겠는가 ㅎㅎ 침대는 없지만 구들방 이불 속에서 보는 영화도 베리굿이다. 다소 자세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두 교황 The Two Popes (2019)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현 교황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다. 종신직인 교황의 지위를 2013년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교황의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 전통과 규율을 강조하는 독인 출신의 보수적인 베네딕토 교황과 개혁과 화합을 지지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 두 교황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종교적인 면을 떠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타협'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에 태어나 스스로 가치관을 확립하고.. 2020. 7. 4.
프리마켓 체험 상상만 해 보던 장터에서의 장사꾼 체험을 해 보게 되었다. 간청재 이사 오기 전, 집 터를 마련하고 집을 짓기까지 이 근처를 들락날락하면서 실상사 근처나 둘레길 근처에서 보는 작은 장터(?)가 참 보기 좋았었다. 옥수수를 삶아 오거나 감을 따 오거나 각종 나물들을 바구니에 늘어놓고 다듬으며 파는 모습이 좋았었다. 대부분이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었다. 그 옆에서 나도 옥수수를 삶아 오거나 감 말랭이나 고구마 말랭이를 예쁘게 포장해서 파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이 철 없는 상상을 원대한 포부를 밝히듯 말하자 옆 골짜기 스님께서는 당시에도 크게 웃으시며 (지금 생각해 보면 비웃음^^;;) '거 옥수수 들고나가면 할매들한테 머리 뜯길지도 몰라 ㅎㅎ' 하셨었다. 그러나 간청재에 정착하면서 할머니들의 텃새는 둘째.. 2020. 6. 23.
본다는 것 보는 일이 많아졌다. 잘 보고 오래 보게 되었다. 싹이 나고 잎들이 변해가고 벌레들이 그 잎들을 먹어가고, 혹 잘못되어 잎이 말라 죽어가는 모습 꽃봉오리가 맺히고 벌어지고 꽃잎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고 잎이 무성해지고 그 잎들이 말라 떨어지는 모습 개미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과 유.. 2020. 5. 8.
기념 4월 29일 결혼한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생일이나 기념일은 그저 홀케잌(조각케잌이 아닌)을, 그것도 아주 맛있고 조금은 사치스러운 것으로 먹는 날로 지내고 있지만 이번 결혼 기념일은 술잔을 채우며 25년 간 살아 주느라 고마웠다고 서로 위로했다. ㅎㅎ 이제는 사치스러운 케잌을 살 .. 2020. 4. 30.
야무진 꿈 2 개강이 늦어지면서 딸아이가 3월에 다녀갔었다. 그때 사진을 찍는다며 툇마루에서 고군분투했었다.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또 우리에게 한 개씩 만들어 주기도 해서 자기가 만든 것 자랑하려고 그러나 했었다. 자기 sns에 올리려는 줄 알고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 .. 2020. 4. 17.
야무진 꿈 1 손으로 꼼지락거리며 만드는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집 안에 있을 때는 손을 놓게 되지 않는다. 밖에서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겨울이나 여름에는 집 안에서 무언가를 하게 된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일 말고 눈에 보이는 실체를 만드는 일, 손으로 꼼지락거려 만드는 일이.. 2020. 4. 17.
그린북 영화 제목인 '그린북'은 흑인 여행자를 위한 여행안내서다. 뉴욕의 집배원 빅터 휴고 그린이 만든 이 책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흑인들을 위한 숙소, 상점, 병원 등을 소개했다. 유일하게 흑인들을 반겼던 에쏘 주유소에서만 그린북을 팔았다. 이후 1964년 민권법 제정된 뒤 66년에 발.. 2019.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