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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162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전면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책을 주문했다. '알릴레오 북's'에서 이병한 역사가와의 대담도 참 재미있고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했다. 역시 유시민은 언제나처럼 그 시대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세상은 이제 이념과 체제의 문제가 아닌 과학, 기술, 환경의 문제로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다. 20세기와 크게 다른 유형의 인물을 중심에 두고 21세기 문명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레닌, 히틀러, 마오쩌둥, 루스벨트, 호찌민, 고르바초프 스타일이 아니라 튜링, 잡스, 게이츠 스타일, 혁명가나 정치인이 아니라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인을 역사의 주역으로 평가할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 컴퓨터 네트워크 혁명은 인간과 세계 질서의.. 2021. 11. 9.
일탈 이제 여행의 의미를 일탈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엄청 좋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우치고 감동받고.. 이런 것들이 아니라 그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시간이 주어지면 여행을 떠났던 것이, 그때는 뭐 대단한 것을 보려고 떠난 것 같았는데 사실 그저 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책에서 보던 것, 그림으로 보던 것, 영상으로 보던 것을 실제로 본다는 것이 놀랍고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그것도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그렇게 놀랍지도 않았다. 지금은 오히려 그림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이 더 감동적일 때도 있다. 사실 유명한 곳에 가서 내가 바라던 그 느낌을 받는 것은 쉽지가 않다. 붐비는 관광객, 날씨, 그때의 컨디션 등등.... 여유 있는 일정이 아니라면 말이다. 돈벌이를.. 2021. 9. 5.
피카소 PICASSO 얼마만의 '예술의 전당' 구경인가? ㅎㅎㅎ 국악에 근무할 때 이런저런 공연으로 뻔질나게 갔었는데 벌써 10년? 20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게다가 '한가람미술관'은 처음이지 싶다. '예술의 전당'은 공연 때문에 갔었지 그 옆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째 그랬을까...ㅠㅠ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을 타깃으로 서울 나들이를 간 것은 아니었다. 특별전이 있는 줄도 모르고 갔는데 29일까지 전시 일정이었고 마침 금요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전시회로 일정을 바꾸고 전시회 예매를 하게 되었다. 쉽게 예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시간을 바꾸려고 다시 들어가 보니 29일까지 전 시간대가 완전 매진이었다. 나는 한가하게 전시회 볼 줄 알았는데 금요일 오전 시간에도 어찌나 사람.. 2021. 9. 1.
자수 가방 6월까지 어찌어찌 플리마켓에 두 번 정도 참가했더니 만들어 두었던 가방이 몇 개 남지 않았다. 큰 가방들은 여전히 내 품에 남아 있는데 작은 가방들은 거의 내 품을 떠났다. 내 가방들을 데려간 이들은 대부분 플리마켓에 참가한 셀러들이다. 나는 플리마켓에 참가한 경력이 아주 미천하지만 많이 참가했던 셀러분들이 말하기를, 자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플리마켓에 흔히 나오지 않는 품목이라며 엄청 관심을 가져 주었다. 천연 염색하는 셀러분은 원단에 자수를 하고 싶다며 내 전화번호를 물어 교환하기도 했다. 생전 처음 주문 제작도 하게 되었다. 자수 가방을 보더니 자수 액자를 하나 갖고 싶다며 가방을 사서 자수 부분만 잘라낼까 어쩔까... 고민하는 것이다. 손바느질한 가방을 잘라내는 것이 아까우니 액자에 넣게 하나만.. 2021. 8. 2.
목포 용가리와 내가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12월 24일 서울역 자정 12시 열차를 타고 목포에 간 적이 있다. 30년이 다 되어간다.... 진짜 세월이란..ㅠㅠ 크리스마스에 일단 떠나고 보자...이런 생각으로 대학 써클 선배들과 무작정 서울역에 모였다. 다들 직장 초년생들이었고 퇴근하고 하나둘씩 서울역으로 모였다. 그때 조금 일찍 도착한 한 선배가 목포행 열차 표를 우선 끊어 놓았다고 했다. 지켜보니 모든 노선이 매진이 될 것 같아 일단 남아 있는 표를 샀다는 것이다. 연휴였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이브에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그렇게 목포행 12시 열차를 탔다. 다들 퇴근하고 지칠 만도 한데 서로 들뜬 마음에 맥주 마시고 낄낄거리며 새벽녘 목포에 도착했다. 목포에 도착해서 내렸지만 사실 어디로 .. 2021. 6. 19.
The Trial Of The Chicago 7 1968년 미국. 반전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은 베트남전에 점점 더 깊이 들어간다. 존슨 대통령이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마틴 루턴 킹 목사, 로버트 케네디 의원이 연달아 암살되고 반전 시위는 곳곳에서 벌어지며 미국 사회의 혼란은 더욱 심해진다. 미국의 시민 운동가들은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시위를 준비한다. 그러나 평화롭게 개최하려던 시위는 공권력에 의해 유혈사태로 번지고, 이후 미국의 정권은 공화당 닉슨으로 넘어간다. 1969년 닉슨 정부는 시위 주동자들 모두 10년 이상의 형사처벌이 나오도록 검사에게 지시하고, 검사도 기소에 해당되지 않는 사안임을 알지만 명령에 따른다. 150여 일간의 재판 관정이 그 당시 미국 사회의 부당한 절대 권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또라이 판사!!.. 2021. 6. 3.
자수가방 천과 실이 남아 있으면 또 만들게 된다. 은근 중독성이 있다.ㅠㅠ 지난 주말 순창 금산여관에서 작은 플리마켓이 열린다 해서 다녀왔다. 두번째 플리마켓이다. 처음 참가했던 플리마켓에서는 대박까지는 아니었어도 소소하게 몇 개는 팔고 왔는데 이번에는 영 꽝이었다.ㅠㅠ 달랑 하나 팔고 왔다. 급 의기소침....ㅠ 근데 마음이 참 이상하다. 자리 펼치고 두어시간 후 아니다 싶어 슬슬 정리하려는데 가방을 보여달라는 손님이 있었다. 그 가방은 먹색 린넨에 보라색 꽃자수가 들어간...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완성한 가방이었다. 가방을 하나라도 팔아서 좋기도 하지만 왠지 마음이 섭섭하고 보내기가 아까운 마음도 드는 것이다. 참 알 수 없는 내 마음.... 2021.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