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160 제주도 - 5 제주도 한라산에 올라보기는 했다. 대학교 수학여행... 정상에 올라가서 응원가 떼창하고 내려온 기억 ㅋㅋㅋ 그 후로는 오름을 가 보기는 했지만 한라산에는 가지 않았다. 이번에도 역시 체력소모가 많은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 웃긴 것은 한라산을 보고도 한라산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제주도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하얗게 눈이 덮인 산 봉우리가 자꾸 보이는데 '설마 저게 한라산? 에이 아니야 무슨 오름이겠지...'이랬다. 용가리도 한라산이 이렇게 가깝게 보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 다니다 보면 시야가 막힘없어 하늘이 우리 동네보다 넓어 보이는데 살짝살짝 오름들의 모습이 있어 참 예쁘다. 그런데 유독 어딜 가나 잘 보이는 저 봉우리는? 그래서 지도를 찾아보니 한라산이 맞는.. 2022. 1. 29. 제주도 - 4 제주도 여행의 큰 동기가 통통한 갈치구였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갈치구이를 먹었다. 커다란 갈치를 적당하게 구워 숟가락으로 살을 쏙 발라 주니 먹기도 편하고 갈치 먹는 맛이 났다. 사실 갈치는 좀 큰 놈이 아니면 먹을 것이 별로 없지 않은가... 관광객 상대 유명한 음식점이라 깔끔하고 사이드 음식도 잘 나오는 편이었다. 가성비 좋은 현지인이 많이 찾는 횟집이라 해서 갔는데 이미 소문이 다 났으니 대부분 여행자들이 북적북적... 객주리회와 조림이 전문이라 했다. 객주리가 무엇인가....객주리는 쥐치를 제주에서 부르는 말이다. 게다가 고등어회와 갈치회가 기본으로 조금씩 나온다는 것이다. 가성비는 정말 좋았다. 회도 도톰하고 싱싱하고.. 그런데 기본으로 나온다는 고등어와 갈치회를 먹지 못했다. 너무 바빠서 우.. 2022. 1. 29. 제주도 - 3 제주도에서 '핫'하다는 곳. 우연히 가게 되었다. 제주 마지막 날, 돌아오는 배편 때문에 제주항이 있는 제주시에 숙소를 잡았다. 마침 숙소 근처 수제 맥주 펍이 있어 저녁에 펍에서 한 잔 하고 있는데 창문 너머 건너편 건물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건물 벽면에 'd'가 크게 쓰여 있고 그 주변에 젊은이들이 서성거리는 것이 보였다. 뭐 하는 곳임?? 다음날 오전에 까페를 찾던 중 그곳이 '디앤디파트먼트(D&DPARTMENT)제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층에는 까페와 식당, 2층은 디자인 제품을 판매한다. 대충 찾아보니 지역과 디자인을 결합하는, 지역다움, 낡은 것의 재발견 뭐 이런 취지로 만들어진 것 같다. 2층을 둘러보니 이곳의 가치 철학을 담은 일본의 대표 디자인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는데 나는 .. 2022. 1. 27. 제주도 - 2 제주도 애월을 지나면서 정말 놀랐다. 그냥 시골 작은 읍이었던 애월이 이렇게 변하다니.... 웬만큼 멋지게 꾸민 건물이 아니면 끼지도 못할 정도로, 이국적이고 독특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까페들과 숙소들이 해안가에 꽉 들어찼다. 그때는 해안가에 까페가 딱 하나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저기 젊은 청춘들이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보면 제주도 어디에 가든지 젊은 여행자들이 정말 많았다! 제주에도 은근히 많은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이 있다. 그냥 시간 되는 대로, 동선 되는 대로 둘러 본 곳이 추사관과 방주교회 국립박물관이다.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추사관은 그 모습이 세한도에 나오는 집과 똑같이 생겼다. 아무 치장도 없고 단아하게 생겼으며 전시실을 지하에 배치했다. 지상에는 임옥상이 .. 2022. 1. 27. 제주도 - 1 이번 제주도 여행은 슬렁슬렁 움직이며 해안 도로나 좀 돌면서 회와 수산물, 갈치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어디를 꼭 보거나 가야 한다는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숙소는 좀 신경 써서 잡았다. 사실 포도호텔에 가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 이곳은 아무래도 무슨 기념비적인 날에 가야지 그나마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ㅠㅠㅠ 코로나 때문에 제일 아쉬운 것이 온천욕과 사우나다. 2년이 넘도록 집 욕조에서 반신욕으로 그나마 만족하고 있다. 뜨끈한 물에 몸 담그는 것을 좋아하니 개인 스파가 있는 곳을 찾았다. 숙소를 찾다가 자쿠지 Jacuzzi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 자쿠지는 기포가 나오는 욕조를 처음 만든 브랜드인데 지금은 그런 욕조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러니 대충 스파, 월풀, 자쿠지가.. 2022. 1. 23. 제주도 지난주 제주도에 다녀왔다. 용가리와 함께 제주도에 처음 간 것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녀온 것이니 25년 전이다. 여름휴가 기간에 둘이서 배낭 메고 뚜벅이로 제주도 우도를 다녀왔었다. 우도에서 2박 정도 하고 왔는데 그 후로는 우도에 가보지 않았다. 96년 우리가 다녀온 우도의 모습은 말 그대로 언덕에 소가 뛰어노는 섬이었다. 그 후 우도가 유명세를 타고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을 보고는 96년 우도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 그때는 변변한 숙박시설도 없어서 슈퍼(구멍가게 수준)에 딸린 민박집에서 묵었는데 주인집 할머니가 나를 미워했던(?) 것이 생각난다. 내가 샤워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먼저 해야지 어디서...'이러는 것이었다. 그 할머니는 남자가 무엇이든 우선이어야 하는데 내가 먼저 샤워하고, 밥.. 2022. 1. 23. 자수 가방 햇살은 좋은데 하루 종일 바람이 세게 분다. 열어 놓은 덧문이 덜컹거리고 누마루 창호지 문에서 귀신 소리(?)가 난다. 우리 집 마당에는 다 없어진 엊그제 내린 눈이 지리산 천왕봉에는 아직도 가득 남아 있다. 가끔은 영화도 보고, 가끔은 책도 읽고, 가끔은 음악도 듣고, 가끔은 휴대폰 게임도 하고, 팟캐스트도 듣고(난 유튜브보다 팟케가 더 좋다), 바느질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그리고 창밖을 본다. 고욤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그 뒤로 산 능선이 보인다. 깊은 골짜기가 보일 때도 있고 겹겹이 그림자가 보일 때도 있다. 마른 나뭇잎이 눈앞에 보였다 사라진다. 이렇게 사부작사부작 보내는 겨울이 좋다. 만들고 있던 가방 두 개를 완성해서 보자기에 넣었다. 보자기에 있는 가방들을 보니 처음에 만든 것들은 바느질이.. 2022. 1. 16.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