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깻잎 텃밭에 깻잎이 숲을 이루었다. 작년까지는 깻잎이 그렇게 잘 나지는 않았었다. 냉동실에 넣어 둔 들깨를 반 이랑 정도 뿌렸었는데 별 신통치가 않았었다. 들깨도 오래되었고 또 생각해 보니 들깨는 좀 늦게 심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씨를 뿌린 것 같기도 하다. 깻단이 크게 자라지를 않아서 그저 두어 번 깻잎 따서 먹은 것이 전부다. 한 때는 들깨를 털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도 냉동실 들깨를 조금 뿌렸다. 빡빡하게 깨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면 조금 솎아 주어야 한다. 그때쯤 어딜 다녀오는 길에 재실 밑 밭에서 깨를 옮겨 심으신던 할머니가 깻잎 따 먹으라며 깨 모종 한 움큼을 주셨다. 우리도 깨를 심었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 받아와 심었다. 나는 깨를 뿌리고 싹이 올라와 자라면 조금 솎아주기만 했는데 제대로.. 2022. 7. 31. 때가 되면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고만 좀 중얼거려라' 용가리가 나에게 한 말이다. 우리 집 능소화가 이제서야 피기 시작했다. 다른 집 능소화는 하나둘씩 지고 있는데 우리 집 능소화는 이제 피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능소화가 활짝 필 때도 우리 집 능소화는 잎만 무성하고 꽃이 맺히질 않았었다. 내가 능소화를 보면서 왜 안 피냐며 중얼거리니 용가리가 한 말이다. 올해는 역대급으로 토마토가 크게 달렸다. 찰토마토도 주먹만큼 크고 대추방울토마토도 엄지손가락만큼 크고 튼실하다. 5월 날씨가 이상해서 더디 자랐는데 자라기 시작하니까 실하게 열매를 맺었다. 기특해서 너무 자주 쳐다봐서 그런가? 붉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토마토를 보면서도 또 중얼거렸다. 토마토 달린 지 한참 되었는데 왜 빨갛게 되지를 않을.. 2022. 7. 25. 가죽나무 참죽나무 마당에서 풀을 뽑다가 못 보던 열매 비슷한 것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뭐지?? 매실은 분명 아니고... 매실은 이미 사방에 떨어져 다시 매화나무의 거름으로 돌아갔다. 매화나무와 함께 있는 것은 가죽나무뿐이니까 가죽나무 열매인가? 지난달 가죽나무 밑에 하얗게 흩뿌려진 꽃들을 보고 난 후라서 가죽나무 열매라는 것이 거의 확실했다. https://jebi1009.tistory.com/593 가죽나무꽃 간청재 마당 한쪽에는 매화나무와 가죽나무가 있다. 매화를 보고 빗소리를 듣는 집(간청재)이니 매화나무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 열매 매실은 어쩌지 못해 고민이다. 살구나 자두처럼 그냥 우적 jebi1009.tistory.com 작년에 가죽나무 꽃을 처음 알아보고는 신기했었는데 이제는 나무를 보면 작을 꽃들이 .. 2022. 7. 24. 옥수수 옥수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딜 가나 옥수수 파는 곳을 지나치지 못했다. 하얀 찰옥수수나 보라색 찰옥수수, 알록달록 옥수수 모두 좋아하는데 특히 푹 삶아서 알이 톡톡 터진 하얀 찰옥수수를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그렇게 알이 톡톡 터진 찰진 옥수수를 만나기는 힘들었다. 휴가철 길에서 파는 옥수수를 사 먹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휴가 일정이었는데 운이 좋으면 정말 맛있는 옥수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다 집에서 삶아 먹으려고 생옥수수를 사 오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실패했다. 옥수수가 너무 딱딱해서 아무리 삶아도 쫀득해지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옥수수를 따서 오래 두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옥수수는 따서 바로 삶아야 쫀득거린다고 했다. 오래된 옥수수를 사 와서 그렇게 딱.. 2022. 7. 16. 대파 쭉쭉 뻗은 대파를 반 정도 수확했다. 싱싱할 때 적당히 잘라서 냉동 보관하기 위해서다. 내년 새로운 대파를 수확할 때까지 먹을 대파를 저장했다. 나머지 수확하지 않은 반 정도의 대파는 계속 뽑아서 먹으면 된다. 겨울을 지나도 되니까 내년 봄에도 일부는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대파가 지금은 싱싱해 보여도 장마와 태풍을 지나면 물러지기도 하고 벌레도 먹는다. 파란 잎 속에 작은 벌레들이 구멍을 내거나 잎을 하얗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제법 굵어진 대파들을 뽑아서 썰어 냉동 보관했다. 파를 뽑고 다듬고 씻어서 잘게 썰어 지퍼백에 담는 것도 꽤 품이 드는 일이다. 이틀에 걸쳐 다 했다. 어슷어슷 썬 것과 송송(쫑쫑??) 썬 것 두 가지로 했고, 하얀 부분만 크게 자른 것도 멸치 육수 용으로 조금 준비했다.. 2022. 7. 13. 감자 비가 살짝 뿌리다 해가 나고 바람이 불었다가 다시 흐려지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해가 나는 틈을 타서 지난 토요일 감자를 캤다. 하지 무렵 캐는 것이라 하지 감자. 고구마가 원래는 감자라고 불렸단다. 하지가 지났고 감자 잎을 보니 캐야 할 때가 되었는데도 미루다가, 감자 잎이 새로 나는 것 같아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캤다. 감자 몇 개가 땅에서 다시 싹이 났다. ㅠㅠ 그래도 내가 간청재 와서 감자를 심은 이래로 가장 큰 수확을 거두었다. 두 상자 넘게 나왔으니 한 동안 감자 부자가 되겠다. 지난번 털어 두었던 오디도 잼을 만들었다. 작년에는 설탕을 너무 조금 넣어 달지도 않았고 잘 졸여지지도 않은 것 같아 큰맘 먹고 설탕 듬뿍 넣었다. 내가 잼을 만들어 본 경험이 일천해서 그런지 오디잼은 젤리(?).. 2022. 6. 30. 갑자기 여름 지난 주말 갑자기 여름이 시작되었다. 6월이 되어서도 날이 덥지 않았고 저녁에는 오히려 스산한 기운이 있어 방에는 군불을 지폈다. 낮에 햇살은 따가웠지만 저녁 기온이 낮아 솜이불을 계속 덮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이불 홑청을 뜯어 삶아 빨고 솜이불은 넣어두고 차렵이불로 바꾸었는데 이번에는 솜이불을 계속 끌어안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여름이 왔다. 햇살은 따가워도 그리 덥지는 않았는데 습도와 함께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가을밤과 같은 이전과는 달리 여름밤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날씨 앱을 보니 계속 비 표시가 있어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해가 쨍하게 뜬 아침 전격적으로 이불 홑청을 뜯었다. 삶고 말리고 다림질하고 다시 꿰매고... 아침 시작한 일은 해가 기울 때 끝이 났다. 몸은 .. 2022. 6. 23.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