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모범 시민 3월의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봄 날씨는 항상 그렇지만 이렇게 오락가락하다가 금방 더위가 찾아온다. 그리고 항상 봄비는 간절하다. 예전에는 '봄비'라는 단어가 그저 감상적으로만 보였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단어로 보인다. 가뭄이 계속되다가 며칠 전 비가 왔는데 어찌나 요란스러운지... 천둥 번개 바람이 함께 들이닥쳐 집 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천둥 번개가 엄청났다. 천둥소리에 집이 다 떨리고 부엌 쪽에서 스파크가 났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어디선가 전기가 흐르나? 번개 칠 때 불꽃을 다 보다니...ㅠㅠ 요란스럽게 비가 한 번 왔지만 아직도 봄비가 간절하다. 곧 씨를 뿌리고 모종도 심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매화는 황홀하게 피어 향을 진하게 흩날리고 수선화와 상사화도 뾰족뾰족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 2023. 3. 15. 화엄사 간청재 마당에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마당에 내려서면 매화향이 진하다. 우리 집 홍매를 보면서 갑자기 화엄사 홍매는 피었나? 하는 생각이 났다. 화엄사 갔던 때가 언제인가... 꽤 오래되었다. 스님 결재 때 찾아뵙느라 가 보고는 그 후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화엄사에 다녀오자. 산 넘어 다녀오려고 했는데 노고단 가는 길이 3/31일까지 통제다. 용가리는 남원으로 가자고 했지만 내가 산 넘어가자고 했는데... 한 시간 정도 돌아 나와야만 했다. ㅠㅠ 화엄사 홍매가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 몰려 들어서 그 나무 옆으로 가지도 못할 터이니 꽃은 많이 보지 못하더라도 어정쩡한 시기에 가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화엄사 근처 들어서니 다음 주부터 홍매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잘하면 꽃도 좀 볼 .. 2023. 3. 8. 산책 바람도 없고 날이 무척 포근했다. 조금 걸어볼까? 이 동네 사는 사람 중에 정말 처박혀서 나오지 않는 사람 3위 안에 들 것 같은 우리다.(아마도 1등?) 이전 산책 코스를 조금 바꿔서 둘레길 따라 금계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가는 것은 좋지만 오는 것은 어쩌지? 일단 출발! 지인들이 오면 묵어가는 하늘길 쉼터 앞을 지나서 금계 방향 둘레길에 들어섰다. 이사 오고 7년이 지나서야 걸어보는 길이다. 오히려 이사 오기 전에는 둘레길 여기저기를 걸었었는데 말이다...ㅠㅠ 동네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처음 걷는 길이다. 숲길이고 내리막길이 많아서 좋았다. 금계 마을로 내려오니 다시 왔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도로를 따라서 창원 마을로 갈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솔직히 여기까지가 걷기에 딱 좋았고 더 걷기에는 조금 .. 2023. 2. 27. 단란한 가족? 간청재 뒷마당 장작 지붕 밑에는 단란한 5인? 아니다, 5묘 가족을 볼 수 있다. 꼬물이 3남매(아님 형제 아님 자매-알 수가 없다)와 번잡이, 그리고 그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고양이. 아버지로 추정되는 고양이는 꼬물이들이 막 들이닥쳤을 때부터 가끔씩 찾아왔다. 그놈은 덩치도 크고 털은 검은 회색빛에 경계심이 아주 많다. 어찌나 예민한지 얼굴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집 안에서 창문을 통해 뒷모습만 몇 번 봤을 뿐이다. 그놈이 나타나면 어디에 있던지 꼬물이들이 모여들고 서로 코를 부비고 애틋한 모습이다. 번잡이까지 다소곳하게 아는 척을 한다. 꼬물이들 밥그릇에 있는 밥을 먹기도 한다. 그리고는 꼭 주변에 영역표시를 하는 것인지 오줌을 누고 간다. 꼭 내가 풀 뽑을 때 사용하는, 옆에 세워 놓은 망태기에 오.. 2023. 1. 15. 2023년 2022년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2023이라는 숫자로 다시 바뀌게 되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바뀌는 것이 예전보다 더 낯설다. 눈썹이 하얗게 된다는 음력 그믐도 아니지만 괜히 12시는 넘겨야 할 것 같아서 영화 한 편 때리고 어영부영 2023이 된 것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e, 2004). 영화는 재미있었지만 그렇게 절절하게 공감되는 로맨스는 아니었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기억을 지우는 작업을 하기 위해 의뢰인의 집을 찾아간 직원들이 그 집에서 벌이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행동들이 짜증 났다. 전혀 알지 못하는 남의 집에서 저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장면이 거슬리는 것이 좀 생뚱맞다. 영화의 주된 내.. 2023. 1. 1. 꼬물이 난입 사건 엊그제 꼬물이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툇마루에서 간식 조금 주고 들어오려는데 번투가 따라 들어왔다. *참고로 꼬물이 세 마리를 편의상 이렇게 부르고 있다. 번투(번잡이 2, 하는 짓이 번잡이가 번잡스럽게 난리 칠 때와 똑 닮았다.) 꼬짭이(꼬리가 제일 짧다.) 까망이(까만 색이 섞였다.) 나는 너무 놀라서 다시 나가라고 했지만 번투 역시 너무 놀라서 오히려 온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보이는 창문마다 나가려고 달려드는데 문은 다 닫혀 있고 번투는 더 놀라고...ㅠㅠ 게다가 이불이 펼쳐져 있는 침실, 구들방까지 들어갔다 나왔다.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나는 손이 다 떨리고 가슴이 벌렁거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당황하고 미끄러지던 번투는 다용도실 세탁기 옆 작은 공간으로 숨어 들어갔다. 일.. 2022. 12. 24. 크리스마스 선물 지난 수요일부터 눈이 내렸다. 목요일부터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바람도 엄청나게 불었다. 눈이 내리면서 바람이 부니 말 그대로 눈보라가 몰아쳤다. 겨울에도 해가 잘 들어 아침저녁에만 난방을 잠깐씩 해도 그다지 춥지 않게 겨울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대낮에도 계속 난방을 했다. 이렇게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리니 보일러 기름통에 기름이 쑥쑥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ㅠㅠ 작년에 비하면 보일러 기름 값이 두 배나 올랐다. 목요일 하루 정도 눈이 내릴 줄 알았는데 눈은 금요일 저녁까지 계속 내렸다. 바람이 강하게 부니 쌓인 눈이 얼음 가루처럼 날렸다. 그 장면을 보기만 해도 춥고 시려서 문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 다행스럽게 해가 반짝 떠서 눈 치우러 나갈 수 있었다. 눈은 거의 종.. 2022. 12. 24. 이전 1 ··· 5 6 7 8 9 10 11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