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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痛飮大快
  • 통음대쾌

음풍농월392

약국 2월 첫날부터 눈이 내린다.바람도 불지 않아서 소복소복 내린다.나무에도 돌담에도 예쁘게 내려앉아 방 안에서도 화사하고 포근한 느낌이다.그런데 옴짝달싹할 수 없이 갇혀 있어야 한다.마을길까지 눈이 쌓여 움직일 수가 없다.아무런 일이 없다면 이렇게 소복소복 내리는 눈을 보며 며칠을 갇혀 있어도 좋지만 나가야 할 일이 있다면 참 난감하다.오늘도 이렇게 마음 졸이며 난감해하다가 이제야 마음을 놓게 되었다. 눈 수술 후 안약을 처방받아 넣고 있는데 다음 진료날까지 약이 부족한 것이다.1회용 안약 개수를 자세히 헤아리지 않아 이틀 분량이 모자라게 처방된 것이다.긴 연휴가 지난 후 병원에 문의하니 가까운 안과에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안약을 여러 개 쓰고 있어 이틀 정도 하나는 안 넣어도 되지.. 2025. 2. 1.
설날, 눈보라 설 연휴가 시작되었다.어제부터 시작된 눈이 그치지 않고 오늘까지 계속 내리고 있다.기온이 내려가면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친다.   올해는 설날에 서울에 가지 않았다.지난주 월요일 망막 수술을 하게 되어 이번 설 명절은 스킵.간청재 이사 오고 명절 지내러 서울에 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딸아이가 연휴 기간에 내려왔다.이틀 저녁을 담당해서 닭고기 스튜와 항정살 된장구이를 해 주었다.항상 시댁과 친정에 가서 명절을 보냈는데 딸아이가 내려와 간청재에서 명절을 보내니 나름 새롭다.딸아이가 올라가는 표를 예매하지 않아 서둘러 알아봤는데 마지막날 저녁차에 한 자리 남았다.버스를 증차했는데도 매진이다.주말에 다녀가기는 했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 확실히 명절은 차원이 다르.. 2025. 1. 28.
눈부신 아침 어제 오후부터 눈이 펄펄 내리고 기온이 떨어졌다.아침에 일어나니 밖이 환하다.말 그대로 눈부신 아침이다.   기온이 낮아 눈이 사각거린다.오늘 또 눈이 내린다니 며칠 외출은 힘들겠다.택배도 올 수 없으니 냉장고 파먹기에 들어가야겠다. 그래도 눈 덮인 풍경은 참 낭만적이다.괜히 들뜨게 만든다.주말 내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2025. 1. 9.
수세미 수세미 갈무리를 하면서 정말정말 텃밭을 모두 비웠다.수세미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겉껍질이 바삭바삭 마를 때까지 그냥 두는 것.적당히 여물었을 때 삶는 것.끝까지 말려서 껍질 벗겨 만드는 수세미는 좀 더 거친 맛이 있다.그리고 그전에 삶아서 만드는 수세미는 더 부드럽다.문제는 거칠고 부드러운 점이 아니라 중간에 썩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도 막상 껍질 벗기고 보면 상한 부분들이 꽤 많다.그러니 바싹 마를 때까지 수세미가 온전하기 힘들다.중간에 썩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어쩐 일로 썩는 부분 없이 수세미가 잘 영글고 잘 말랐다.그래서 그냥 내처 두고 말려서 껍질만 벗겨 사용하려고 했는데 마지막 달린 수세미들은 찬 바람 불면서 계속 초록 상태로 있는 것이다.지.. 2024. 11. 26.
김장 제목이 거창하게 김장이지만 내가 김장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간청재 이사 오고 처음부터 배추를 심어 김장을 했었다. 그래봤자 10여 포기지만 말이다.의욕이 넘쳐 고추도 심어, 말 그대로 태양에만 의존해 고춧가루를 만들었다.쪽파나 갓도 심었었다.배추와 무는 창고에 잘 싸서 보관해 배추 전을 부쳐 먹거나 생무를 먹기도 했다.물론 무는 잘 얼어서 낭패인 적도 많았다.그런데 해가 갈수록 하나 둘 심는 것이 줄더니 배추를 심지 않은지 2년이 되었다.여름 더위 기세가 더 기승을 부리면서 8월 중순에 삽 들고 밭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배추와 무는 늦어도 8월 말에는 심어야 한다.게다가 우리 집은 그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서 말이다...벌레들도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려 한냉사를 쳐도 배추는 정말 수확하기 어려운 지경.. 2024. 11. 24.
바닥 공사 안방 바닥을 바꿨다.간청재 안방은 한지장판이었다.집을 지을 때 좌식 한옥을 생각해서 안방은 한지장판으로 했다.한지장판이 좋았다. 잘 썼다.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얼룩이 생기고 습기에 약했다.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했지만 생활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얼룩이 생기기 마련이다.물방울이 떨어지거나 어쩔 수 없는 자국들 말이다.그 흠집들을 지우려고 하면 더 자국이 커지고 종이가 벗겨졌다.기름을 먹여 층을 두텁게 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얼룩은 그렇다 치고 가장 어려운 문제가 습기였다.여름이 오면 장판은 파도를 쳤다.여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짱짱해졌지만 습기가 가장 힘들었다.사실 목조 주택은 여름 겨울의 차이가 심하다.나무들의 수축과 팽창을 온전하게 감당해야만 한다.한지장.. 2024. 11. 23.
생일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인디언의 달력 /아라파호족)에 내 생일이 있다.학교 다닐 때는 11월은 공휴일도 없고 12월 방학이 오기 전 유난히 길고 지루한 달이었는데인디언의 달력을 알고 난 후 11월이 좋아졌다.여러 인디언 부족의 달력 중에서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 마음에 들었다.그리고 지금 간청재에 살면서도 11월이 참 좋다.내 생일이면 엄마는 메시지와 함께 용돈을 보내신다.물론 용가리 생일에도 보내신다.산속에(산속도 아닌데^^;;)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시내 나가서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하신다.앞으로 몇 번 엄마의 용돈을 받을 수 있을까...나중에 내 생일날 엄마 문자가 없으면, 엄마의 용돈이 없으면 많이 슬플 것 같다.... 엄마 말대로 맛있는 것 사 먹으러 통영에 다녀왔다.간청.. 202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