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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痛飮大快
  • 통음대쾌

음풍농월392

여름이 지나간다. 여전히 한낮에는 텃밭이나 마당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공기가 달라졌다.입추가 지난 것이다.예전에는 입추고 입동이고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살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이상기온으로 들쭉날쭉한 날씨 변동이지만 그래도 24 절기가 괜히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간청재에서 확실히 느끼고 산다.지난 몇 주 서울에 계속 다녀온 것이 화근이었는지 이 더위에 감기가 옴팡 들어서 양말 신고 긴팔 옷을 입고 지냈다.용가리가 먼저 감기 기운이 있어 며칠 앓고 그 뒤를 이어 나도 앓았다.간청지 이사 온 후로 감기는 거의 없었고 코로나도 피해 갔는데 올해만 두 번째 감기에 걸렸다.괜히 억울하다 ㅠㅠ 닥풀꽃이 피기 시작했다.나는 닥풀꽃의 그 우아함이 참 좋다.한꺼번에 모든 꽃을 피우지 않는 것도, 꽃이 .. 2024. 8. 12.
우리집 장마가 지나간 것인지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에 빨래 하나는 잘 마른다.그동안 찝찝하게 말리던 빨래를 원 없이 매일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있다.마당에 줄 치고 빨래를 탁탁 털어 말리는 것이 소원이라던 지인이 있었는데 나는 그 소원을 요즘 매일 하고 있다.요와 베개, 방석과 쿠션도 따글따글한 햇빛 아래 거의 굽고 있다.ㅎㅎ말 그대로 불볕더위를 우리집이라고 피해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방 문 열어 놓고 마루에 등 대고 누워 있으면 살 만하다.움직여 무언가를 하면 땀이 나지만 가만히 누워 있으면 매미 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함께 들어와 좋다.움직일 일이 있어 더위를 느끼면 미지근한 물 한 번 끼얹고 다시 마루에 등 대고 눕는다. ㅋㅋ해가 넘어가는 무렵이면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그때는 움직여 무언가를 해도 .. 2024. 7. 30.
감자 수제비 나는 감자를 좋아하고 용가리는 수제비를 좋아한다.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감자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수제비를 했다.반죽은 용가리가 하는데 언제나 넘치도록 많이 한다.그만큼 밀가루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밀가루냄새 풀풀 나는 음식을 좋아한다.수제비, 칼국수, 국수, 라면....멸치 국물을 내고 감자를 썰어 넣고 둘이서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떼어 넣었다.차고 넘치는 상추와 오이로 겉절이를 했다.막걸리만 있으면 완벽한데 맥주로 대신했다.요 며칠 귀찮아서 옥수수나 냉동음식으로 저녁을 때웠는데 오랜만에 부엌에서 음식 냄새가 난다. ㅋㅋ비 오는 날 수제비와 감자는 정말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비 내리는 것은 정말 좋고 술맛도 좋은데 쑥쑥 자라는 풀과 습도는 정말 싫다.하지만 풀만 자라는 것은 아니고 텃밭에 있는 .. 2024. 7. 18.
옥수수, 오이 여름에 떠오르는 먹거리는 오이와 옥수수다.옥수수는 예전부터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먹거리라서 여름 문턱에 들어서면 옥수수부터 기다렸었다.오이는 간청재 텃밭에 심기 시작하면서 여름 대표 먹거리가 되었다.여름, 비가 한 번 내리면 오이는 정말 쑥쑥 자란다.한 번 먹을 만큼 꾸준하게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 감당 못할 정도로 주렁주렁 쑥쑥 자라는 것이 오이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연일 비가 쏟아붓는다.한밤에 잠자리에서 들리는 폭우 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살면 살수록 자연의 소리는 이상하게 점점 크게 들리는 것 같다.바람 소리와 폭우 소리는 잠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아기돼지 삼 형제를 떠올리게 한다.우리도 벽돌집 지을 걸 그랬나... 하면서 말이다.ㅋㅋ며칠 연속 비가 내리고 습도가 장난 아니.. 2024. 7. 10.
오디, 풀베기 오디가 까맣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일주일 정도는 오디를 따거나 떨어진 것을 줍거나 일부러 털어서 줍는 기간이다. 며칠 전 뒷마당에 떨어진 오디를 보고 오디의 계절이 온 것을 알았다. 오디를 따거나 줍거나 하려면 뽕나무 근처에 가야 하는데 풀이 숲을 이루었다. 올해 들어 이런저런 일 때문에 한 번도 풀을 쳐내지 못했다. 마당에 올라온 풀만 간신히 뽑고 사방 천지에 숲을 이룬 풀은 손을 대지도 못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오디도 먹어야겠고 풀이 숲을 이루는 것이 더 이상 두고 봤다가는 안 될 것 같아 며칠 전부터 풀베기에 들어갔다. 사방팔방이 풀을 베야 하는 곳이다. 나무 밑에만 베어 준다고 해도 그곳까지 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용가리는 휘발유 한 통을 사 와서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했고 나는 작.. 2024. 6. 5.
5월이 지나간다. 정신없이 5월이 지나간다.행사도 많았고 다녀온 곳도 많았다.게다가 부고를 받아 서울 다녀온 지 이틀 만에 다시 서울행 버스를 타기도 했다.아침에 출발해 점심 조문하고 다시 내려왔다.서울에 3번이나 다녀왔으니 용가리와 나, 두 사람 버스 비용만 45만 원이 넘는다.서울에서 이용한 대중교통 비용까지 합하면 50만 원이 훌쩍이다.예전에 지방 친척들이 결혼식이나 장례식 참석하러 서울에 오면 엄마는 그분들이 돌아갈 때 꼭 차비를 봉투에 넣어 건넸다.왜 그랬는지 시골 살아 보니 알겠다.피곤이 겹쳐 그런지 감기까지 앓아 2주 정도 골골한 상태...그렇게 5월을 보내니 온 마당과 텃밭이 난리도 아니다.아래, 위 땅은 가슴까지 풀들이 올라왔고(거의 나무 수준) 앞 뒤 마당과 텃밭은 삐죽삐죽 올라온 것들이 거의 빈틈을 없.. 2024. 5. 29.
텃밭 밭 이랑 만들고 퇴비 주고 풀 뽑고, 그 새 다시 올라온 풀 다시 뽑고.4월 초부터 포트에 씨앗을 넣어 시작한 텃밭 작업이 얼추 정리되었다.어제 모종 심고 줄 치고.. 어둑해질 때까지 일을 하고 마무리했더니 오늘은 비가 내린다.이렇게 날씨가 받쳐 주면 기분이 좋다. ㅎㅎ비가 오면 심어 놓은 모종들에게 좋고, 날씨 핑계로 쉴 수 있는 우리들에게도 좋다.땅콩을 좀 많이 심었고 예전과 똑같이 토마토, 오이, 피망, 고추, 호박을 심었다.4월 초 상추와 쌈채소 씨앗은 미리 뿌렸고 들깨는 어제 뿌렸다.이제 하늘이 도와서 잘 자라야 할 텐데 요즘은 하늘이 예상과 다르게 변화무쌍해서 너무 마음 졸이지는 말아야겠다.한 동안 물 잘 주고 풀 뽑아 주고 하겠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하늘이 도와주어도 알 수 없이 죽어버.. 2024.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