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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392

또, 눈 다음 날 눈이 온다고 해서 읍내 나가 장 봐오려고 했는데 벌써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나가는 것은 포기. 그럼 영화나 보자. '헤어질 결심'을 봤다. 보고 싶었던 영화. 마침내, 붕괴, 헤어질 결심... 탕웨이가 발음하는 단어들이 매력적이다. 왜 양동이로 모래를 팠을까? 결말이 춥고 시리다. 밤 사이 눈은 더 내려서 아침에 눈이 부시다. 제일 먼저 꼬물이들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지난번보다 더 많이 내렸다. 이번에는 홍매 가지를 몇 개 가져다 물에 담갔다. 떨어진 가지도 모두 여기저기 꽂았더니 화병이 없어 술병과 술잔에.... 2022. 12. 18.
곶감, 매화 곶감을 내려서 정리했다. 매달아 놓은 곶감이 만들어지는 것을 매일 지켜보면서 완성된 곶감을 정리해서 바구니에 담으면 감을 사서 깎고 말리는 수고로움이 싹 사라지는 것 같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이 겨우내 누마루에 있을 터이니 호랑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호랑이와 더불어 멧돼지도 어떻게 안될까?ㅠㅠ 아님 두더지라도.....ㅋㅋ 지난주 날이 추워지기 전에 뽕나무와 매화나무 가지를 정리했다. 가지 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대충 너무 늘어지거나 서로 엉키는 것을 잘라 주었다. 매번 가지를 자르면서 '이거 잘라도 되나? 이쪽을 잘라야 하나, 아님 저쪽을 잘라야 하나....' 망설임과 고민이 뒤엉켜 나무 가지를 자르는 것은 몸도 힘들고 머리도 힘들다. 잘라낸 가지를 정리하는데 날이 .. 2022. 12. 6.
생일 시골 사는 부모님 생일이라고 서울에서 돈 버는 자식이 내려왔다.ㅎㅎ 딸아이는 서울에, 우리는 간청재로 내려오면서 생일을 같이 보낸 적이 없다. 겸사겸사 서울 일정이 있을 때 퉁치고 밥 먹은 적은 있지만 생일을 목표로 만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딸아이는 내 생일날 반차 내고 내려와서 주말을 함께 보내고 무사히 서울로 복귀(?)했다. 스님 할아버지가 계신 섬진강에 함께 다녀왔고 번잡이, 꼬물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인터넷 쇼핑을 함께 했다. 우리 셋은 신발을 하나씩 샀다. 세 명의 의견이 모두 일치하는 신발을 골라야만 했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물론 이 누추한 곳까지 친히 방문하신 따님 신발은 우리가 사 주는 것으로...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케잌 사 들고 버스 안에서 떡실신해서 자다가 황급히 내려 케잌을 .. 2022. 11. 23.
정령치 날씨가 좋다. 백무동, 뱀사골 말고 다른 곳에 가 보자. 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 말이다... 노고단과 정령치의 갈림길에서 노고단 쪽으로 많이 갔었는데 이번에는 정령치(鄭嶺峙) 쪽으로 갔다. 정령치 휴게소. 처음 가봤다. 해발 1172m!! 정령치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정령치 정상에 서니 우리 집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지리산 능선들이 밑으로 보인다. 우리 집 천왕봉은 조금 둥근 느낌인데 정령치에서 보는 천왕봉은 조금 뾰족하게 보인다. 정령치는 서산대사 휴정(休靜 1520~1604)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鄭將軍)을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으로는 바래봉과 뱀사골 계곡이, 서쪽으로는.. 2022. 11. 10.
곶감 올해 해야 할 마지막 일, 감을 깎았다. 김장을 하던 때는 텃밭의 무와 배추를 보면서 빨리 텃밭이 비워지기를 무거운 마음으로 바라보았지만, 두 해 김장을 거르면서 텃밭은 집중 대상이 아니므로 마지막 곶감 만들기가 마음에 남아 있었다. 10월 중순이 넘어가자 마을 집집마다 감이 널리기 시작했다. 감을 사던 농장에 전화하니 지금 감을 따는 중이니 10월 마지막 주말쯤에 오라고 했다. 멀지 않은 농장으로 가서 예쁘게 생긴 고종시 한 상자를 샀다. 이제 감을 깎아 널기만 하면 되는데 그전에 한 가지 할 일이 있었다. 누마루 문 창호지를 갈아 붙여야 했다. 사실 누마루 문은 올봄부터 하려고 준비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미루게 되었다. 누마루 문은 일반 한지로는 거의 매 해마다 갈아 붙여야 해서 아크릴이 들어.. 2022. 11. 1.
가을 길 자수 가방 보따리를 들고 산청 플리마켓에 다녀왔다. 오며 가며 눈에 보이는 풍경에 가을이 뚝뚝 묻어난다. 가방 두 개와 레이스 받침 네 개와 뜨개 모자 하나를 팔았으니 꽤 괜찮은 실적이다. 작은 공원에서 열리는 시장인데 백일떡도 얻어먹었다. 백일이 막 지난 아가를 본 것도 참 오랜만이다. 아가의 부모는 이 장터에서 예쁜 백일떡을 돌렸다. 나는 그것이 고맙고, 아가도 엄마 아빠도 모두 예뻐서 작은 레이스 컵받침을 두 개 건네주었다. 두 분이 차 마실 때 쓰세요.... 아가의 엄마가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했다. 젊은 친구들의 공연도 있었는데 기타와 드럼 노래 등등을 마을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가르치고 있다며 많이들 신청하라고 했다. 그런데 노래를 너무 못해서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니 어쩌냐..ㅎㅎㅎ 기타와 .. 2022. 10. 24.
들깨 며칠 동안 사람 키를 훌쩍 넘게 자란 들깨 무리들을 보며 마음이 심란했다. 깻잎은 먹을 만큼 먹었고 차라리 깨가 영글기 전에 다 뽑을 것을 그랬나... 그냥 두고 보다가 내년 텃밭에 깻잎 먹을 만큼 들깨 한 주먹 정도만 털자고 했는데 그 한 주먹도 귀찮은 것이다. 예전에 들깨 한 번 털었다가 깨를 수확하는 일은 정말 '못 할 짓'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https://jebi1009.tistory.com/278 들깨를 털면서 2016/11/03 며칠 동안 밤 이슬 맞지 않게 덮어 두면서 말리던 들깨를 털었다. 어떻게 터는지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거꾸로 들고 털어라, 눕혀 놓고 살살 두들겨라..등등이 있어서 모든 방법을 다 jebi1009.tistory.com 나름 머리 굴려 깨 영근 가지 몇 개만 잘라서.. 2022.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