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배추밭의 미스터리 추석 지나고 서울 다녀와 배추 모종을 심었다. 김장용이 아니라 겨울 먹거리로 무와 배추를 조금 심었기 때문에(사실 김장용이나 별반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신경을 덜 쓴 면도 있지만, 그래도 추석 전에 배추 심고 서울 가려고 했으나 태풍이네 뭐네 하다가 추석을 넘기고 말았다. 장에 나가서 이미 한 물 지나간 배추 모종을 사서 심었다. 조금 늦었지만 그런대로 무와 배추 한 이랑 심고 후반기 텃밭을 마무리했다. 배추를 심은 다음 날 아침 마당에 나가 보니 배추가 좀 이상했다. 살펴보니 모종 두 개가 널부러져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 며칠 지나서 말라죽는 것도 아니고 어제 심은 배추가 그 잎이 잘려 나간 채 널부러진 것이다. 정말 이상했다. 한냉사를 씌워서 고라니가 한 짓도 아닌데 도대체 어떤 .. 2022. 9. 14. 닥풀과 태풍 지난번 양양 선배에게 놀러 갔을 때 건네받은 꽃씨를 올봄에 심었었다. 신통치가 않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닥풀 하나는 꽃을 피웠다. 어제 아침 우연히 크림색의 큰 꽃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이렇게 꽃이 피는구나... 오늘 또 놀란 것은, 어제 피었던 꽃이 도르르 말려 오므라들고 옆에 다른 꽃이 핀 것이다. 하늘하늘 꽃잎을 우아하게 흔들며 매력적인 자태를 뽐낸다. 사진을 찍어 양양 선배에게 보냈더니 지리산으로 시집보낸 것 같다는 답문이 왔다. 도르르 꽃잎 말린 것도 사진 찍고 싶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찍지 못했다. 태풍이 지나가느라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까지 태풍이 들이닥칠 것 같다. 태풍이 지나가면 어렵게 꽃을 피운 닥풀도 사라질 확률이 높다. 간청재에서 처음 피운 꽃이고, 이제 꽃을 보.. 2022. 9. 5. 꼬물이들 근황 번잡이는 꼬물이들을 두 번 데려오고는 혼자서만 왔다. 집 뒤 위 쪽 어딘가에 데려다 놓은 것 같은데 혼자 와서 밥 먹고 다녀오고, 밥 먹고 다녀오고 그렇게 바쁘게 들락거렸다. 어느 날은 아침에 와서 밥도 별로 먹지 않고 통조림도 남기고 하루 종일 잠만 잤다. 그렇게 하루 종일 아기들에게 가지도 않고 떡실신되어 있다가 저녁 무렵에 위 쪽으로 사라졌다. 꼬물이들은 더 이상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오늘 아침 꼬물이 세 마리와 번잡이가 함께 왔다. 아침부터 안방 창문 아래를 긁는 소리가 요란해서 문을 여니 꼬물이 세 마리가 호다닥 달아난다. 또 한 마리는 오지 않았다. 왜????? 번잡아 왜 한 마리는 혼자 두고 오는 거니? 번잡이는 밥도 별로 먹지 않고 누마루 위로 올라가 잠을 잔다. 완전 지쳐 있는 모습.... 2022. 8. 29. 여름의 끝자락 아침저녁 쌀쌀한 기운이 느껴진다. 이렇게 계절의 변화가 감지되면 커튼이나 쿠션 방석 등의 여름 페브릭을 바꾸고 싶다. 흰색의 얇은 린넨은 뭔가 썰렁하고 비어 보이는 느낌이다. 볕 좋은 날, 빨래 왕창 하고 다림질 하루 종일! 이렇게 치러야 하는 날이 있어야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게 된다. 토종 오이가 잘 열리고 있다. 개량종 오이는 장마 지나면 거의 달리지 않는데 토종 오이는 10월까지도 열린다고 한다. 토종 오이는 꽃은 엄청 피는데 꽃마다 오이가 달리지는 않는다. 꽃은 많은데 왜 오이가 없을까.. 했었는데 찾아보니, 토종 오이는 수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암꽃이 핀다고 한다. 개량 오이는 꽃이 피면 거의 뒤에 오이가 달린다. 토종 오이 피클을 만들었다. 파스타나 피자에 곁들기도 좋고 안주 삼아 먹기도 좋다.. 2022. 8. 29. 번잡이와 꼬물이들 3,4일 서울 다녀오느라 집을 비웠더니 번잡이네가 떠났다. 부족하지 않게 밥을 많이 부어 주고는 갔지만 다른 놈들이 와서 먹었을 수도 있고, 무슨 생각에서 떠났는지 번잡이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일요일 오후 간청재 들어서니 마당이 조용하다. 피곤하고 귀찮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고양이 밥과 통조림을 잔뜩 사 들고 왔다. 그런데 마당이 조용하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나도 참 웃기다. 처음에는 꼬물이들 때문에 어쩌냐... 난리 치며 걱정하더니 말이다. 집을 떠나기 전에는 '우리가 돌아오면 번잡이네가 어디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와 '아니다 있었으면 좋겠다'가 반반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꼬물이들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서울에서도 꼬물이들이 잘 있을까 가끔 생각하.. 2022. 8. 24. 번잡아..ㅠㅠ 지난 토요일 오전, 커피 내리고 있는데 용가리가 급하게 불렀다. 뒷마당 쪽을 보면서 빨리 와서 보라는 것이다. 마루에서 내다보니 번잡이 뒤로 아기 고양이들이 후다닥 따라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장작 더미 속으로 들어갔다. 이게 무슨 일이야.... 그 후 오늘까지 번잡이와 그 아이들은 장작 지붕 아래 자리 잡았다. 번잡이가 우리에게 복수하는 것일까?? 번잡이가 엄마라니!!! 너무나 충격적이다. 지금 생각하니 분홍이에게 미안하다. 분홍이가 전에 배가 좀 불러 있는 듯해서 혹시나 여기서 새끼를 낳으면 어쩌나 걱정하며 밥도 잘 안 주고 그랬었다. 그래도 댓돌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모른 척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주고는 했는데... 그 후 다시 나타난 분홍이는 멀쩡해서 우리가 잘 못 봤나, 아님 그새 어.. 2022. 8. 16. 띵띵이 띵띵이가 왔다. 봄에 본 것 같으니 4,5개월 만인 것 같다. 간청재 드나들게 된 첫 고양이가 띵띵이다. 띵띵이는 간청재 드나드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하면 시크하다. 사람에게 친밀감을 표시하지도 않고 밥을 주어도 느릿하게 움직이고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밥 먹고 천왕봉 바라보며 한참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고 있는 것 같기도....^^;; 띵띵이가 야생의 세계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르지만 나타날 때마다 행색이 안 좋으면 걱정이 된다. 나이도 많이 먹은 것 같고 여기저기 부상을 입고 올 때도 많고 눈과 입에 병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몇 개월 나타나지 않으니 이것으로 인연이 끝나나 했었다. 그런데 어제 나타났다. 기쁜 마음에 통조림을 주었다. 웬일로 깔끔하게 다 먹었다... 2022. 8. 11.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