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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백수 생활이지만 그래도 여름에는 나름 휴가(?)를 갔었는데 이번 여름에는 덥기도 하고 일도 많아서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휴가의 모습이 달라졌다면 전에는 호캉스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간청재 생활하면서 휴가로 호캉스를 선택한다는 것이다.서울 적당한 호텔에 가서 며칠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전에는 여행 가면 숙소는 별로 괘념치 않았다.민박, 펜션, 모텔.... 그저 적당하게..오히려 호텔은 별로 선호하지 않았었다.호텔은 작은 지방에는 별로 없기도 하고 재미가 없었다.그런데 이제는 호텔이 좋다.하얀 침대 시트가 빳빳하게 세팅되어 있고 욕실에는 깨끗한 흰 수건이 각 잡고 비치되어 있는 호텔이 좋다.매일 청소가 되어 있고 욕실에는 뽀송한 수건이 매일 제공되는 호텔이 좋다.욕조가 있는 호텔에서 반신욕 하면.. 2024. 10. 5.
땅콩 수확 땅콩을 갈무리했다. 보통은 10월 들어서 수확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빨리 했다. 땅콩 몇 개가 잎이 다 시들어 그것만 먼저 하려고 했는데 다른 포기들도 더 두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아니 아직도 꽃이 피네?? 살펴보니 땅콩 열매에서 싹이 나와 자라서 꽃까지 핀 것이었다. 보통 땅콩 수확기가 지나면 땅콩에서 싹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예상하지 못한 시점이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적절한 수확일을 잡기는 참 어렵다. 하나의 땅콩 포기에서도 이미 싹이 나온 것, 적당하게 잘 여문 것, 덜 여문 것, 지금 막 꼬투리가 달린 것이 다 섞여 있다. 그러니 포기 포기마다 영근 것이 제각각이다. 물론 경험 많은 농사꾼들이야 잘 알겠지만, 잘 영근 땅콩이 가장 많을 때를 알아채는 것은 정말 힘들다.ㅠㅠ 그래서 한.. 2024. 10. 1.
고마워 3일 동안 퍼붓던 비가 오늘은 그쳤다. 비가 그치고 기온은 떨어졌다. 간간이 이슬비가 흩뿌리고 있지만 비가 퍼붓지는 않을 것 같다. 끝물이던 토마토와 수세미가 퍼붓던 비에 주저앉았다. 토마토는 정리하고 수세미는 다시 지지대를 세우고 돌봐 주었다. 마지막으로 먹을 만한 토마토들을 챙겼다. 토마토 지지대를 뽑고 묶었던 줄을 잘라내고 뒤엉켜 있던 줄기들을 정리해 뿌리를 뽑았다. 아직도 토마토가 달려 있고 이제 막 다시 생겨나는 꼬마 토마토들도 있었다. 토마토를 정리하면서 '고마워 정말 수고했어' 이런 말이 저절로 나왔다. 올여름 아낌없이 토마토를 내주었다. 정말 고맙다고 중얼거리며 가지들을 정리했다. 옆에 있던 고추들도 다 정리했다. 지금도 꽃이 피고 고추들이 새로 달린다. 빨갛게 되어 버린 고추들이 주렁주렁.. 2024. 9. 22.
또 서울 서울 다녀온 지 3일 만에 또 서울 간다.다음 주는 추석.시어머니가 아프셔서 거의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데 이번에는 목요일 집에 와서 세 밤 자고 월요일에 또 서울 간다.길에다 돈을 뿌리고 다니는 것 같다.둘이 서울 다녀오면 교통비만 20만 원이다.시간은 왕복 10시간.집에서 출발해 서울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5시간이 넘는다.서울 다녀오면 짐 풀어 정리하고 빨래하고 집안 정리.그리고 며칠 지나면 또 가방 싸서 서울 간다.그 사이 텃밭과 앞마당 뒷마당 돌봐야 할 일들도 있고 청소도 하고 장도 봐야 한다.이번에는 추석 앞이라 아버님 계신 현충원 다녀오느라 차를 가져갔다.더해서 예전 학교 동료 후배를 만났다.용가리는 딸아이와 곱창을 먹었다.나는 곱창을 먹지 않기 때문에 엄마 없을 때 둘이서 곱창 먹자고 .. 2024. 9. 14.
호두 수확 호두는 보통 백로를 전후해서 수확한다고 한다.3년 전 호두나무를 발견(?)하고는 호두를 갈무리했다.처음에는 호두나무인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바닥에 열매가 떨어진 것을 보고 호두나무인 줄 알았다.사실 그냥 봤으면 그것이 호두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우리가 보통 아는 호두는 청피를 벗긴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나름 시골 생활 몇 년 하면서 마을 호두나무를 봐 왔던 것이 경험이 되어 그것이 호두인 줄 알았던 것이다!호두는 씨앗을 먹는 것이다.사과로 따지자면 사과 과육은 버리고 그 씨앗을 먹는 것이다.그런 면에서는 커피도 그렇다. 커피 열매의 씨앗을 먹는 것이다.호두의 청피는 향긋한 수박향이 난다.그런데 그 청피가 깨끗하게 잘 떨어지지 않는다.인터넷에서 청피 벗기는 것을 보면, 바닥에 내리쳐 청피가 갈라.. 2024. 9. 9.
땅콩은 누가 먹었을까? 한 달 정도 있으면 땅콩을 수확하게 된다.봄에 모종을 심어 가을에 수확하니 한 해 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땅콩을 수확해서 햇볕에 말리고 겉껍질도 까야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생땅콩을 바로 볶아 먹는 것이 정말 맛있어서 땅콩은 거르지 않고 심어왔다.분홍빛이 도는 생땅콩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나는 팬에 볶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한다)  차게 식혀 먹으면 참 맛있다.물론 식히지 않으면 껍질이 까지지 않는다.ㅎㅎ겨우내 술안주로 그만이다.땅콩은 처음 심었을 때 참 신기했다.저녁 무렵이면 잎들이 오므라드는 것도 그렇지만 땅콩이 달리는 것도 신기했다.나는 땅콩이 감자처럼 생기는 것인 줄 알았다.그런데 감자랑 다르다.땅콩은 꽃이 피고 그 끝에서 빨대 같은 대롱이 나와서 땅 속으로 들어가 그 끝에 땅콩 꼬투리.. 2024. 9. 5.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2 이 책에는 내가 아는 '박남준'시인이 나온다.그 시인이 '워즈워스'와 '까비르'의 시로 한 꼭지 글을 쓰기도 했고'문신' 시인이 '박남준' 시인의 시 를 주제로 한 꼭지 글을 썼다.'박남준'시인은 연관스님과의 인연으로 알게 되었다.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하고 그 거처에 가서 차도 마셨다.커피 봉투의 스티커로 사용하고 있는 '지리산 제비꽃' 글씨를 써 준 사람도 박남준 시인이다.  단지 연관스님 따라다니느라 엮인 인연이었다.연관스님과 박남준 시인은 정말 각별한 사이였다.그래서 시인이 책을 내면 시인의 서명이 들어간 책을 받아 보게 되었다.내 이름과 시인의 서명이 들어간 시집이 지금 책꽂이에 여러 권 꽂혀 있다.그런데 사실 그 시집들을 그리 열심히 읽지는 않았었다.나는 시를 잘 읽지 않았고 시를.. 2024.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