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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痛飮大快
  • 통음대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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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공사 안방 바닥을 바꿨다.간청재 안방은 한지장판이었다.집을 지을 때 좌식 한옥을 생각해서 안방은 한지장판으로 했다.한지장판이 좋았다. 잘 썼다.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얼룩이 생기고 습기에 약했다.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했지만 생활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얼룩이 생기기 마련이다.물방울이 떨어지거나 어쩔 수 없는 자국들 말이다.그 흠집들을 지우려고 하면 더 자국이 커지고 종이가 벗겨졌다.기름을 먹여 층을 두텁게 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얼룩은 그렇다 치고 가장 어려운 문제가 습기였다.여름이 오면 장판은 파도를 쳤다.여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짱짱해졌지만 습기가 가장 힘들었다.사실 목조 주택은 여름 겨울의 차이가 심하다.나무들의 수축과 팽창을 온전하게 감당해야만 한다.한지장.. 2024. 11. 23.
생일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인디언의 달력 /아라파호족)에 내 생일이 있다.학교 다닐 때는 11월은 공휴일도 없고 12월 방학이 오기 전 유난히 길고 지루한 달이었는데인디언의 달력을 알고 난 후 11월이 좋아졌다.여러 인디언 부족의 달력 중에서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 마음에 들었다.그리고 지금 간청재에 살면서도 11월이 참 좋다.내 생일이면 엄마는 메시지와 함께 용돈을 보내신다.물론 용가리 생일에도 보내신다.산속에(산속도 아닌데^^;;)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시내 나가서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하신다.앞으로 몇 번 엄마의 용돈을 받을 수 있을까...나중에 내 생일날 엄마 문자가 없으면, 엄마의 용돈이 없으면 많이 슬플 것 같다.... 엄마 말대로 맛있는 것 사 먹으러 통영에 다녀왔다.간청.. 2024. 11. 20.
칠선계곡 지난주 칠선계곡에 다녀왔다.간청재 이사 오고 얼마 되지 않아서 다녀왔으니 7,8년이 넘었다.칠선계곡은 유명세가 있어 이사 오기 전에는 몇 번 갔었다.그런데 여기 살면서는 이상하게 발길이 가지 않았었다. 뱀사골계곡, 한신계곡, 칠선계곡이 지리산 3대 계곡이라는 표지판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요 며칠 지리산 계곡 다녀오면서 내친김에 3대 계곡 다 가 보자는 생각에 오랜만에 칠선계곡에 다녀왔다.두지터 지나 계곡길로 들어가 선녀탕까지...내가 생각하고 있던 기억과 많이 달랐다.역시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꾼다.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길을 따라 선녀탕까지 다녀왔다.물빛 하늘빛이 찬란했다.어둑한 숲길을 걷다 어느 순간 나뭇잎 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아름답다.숲에서는 빛도 어둠도 그림자도.. 2024. 11. 11.
참깨 전주에서 활골 동지들을 만났다. 앞으로는 '동지'라고 해야겠다. 자본주의 열차에서 뛰어내린 동지들. 맛있는 생선구이집을 알게 되어서 우리와 함께 먹고 싶었단다. 밥값은 항상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이 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이 많은 사람이 밥값을 내야 한다. 그러나 활골 동지들은 쉽사리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우리도 잽싸게 움직이려 하지만 놓칠 때가 많아서 항상 낭패감이 든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진수성찬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차를 마셨다. 주변 생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정말 귀한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 참깨를 심어 직접 수확해서 가져온 것이다. .. 2024. 11. 5.
한신계곡 어제는 햇살이 좋아 백무동에 다녀왔다.오전 커피 마시며 뒹굴거리는데 조금 걷고 싶어졌다.지난번 뱀사골 계곡에 이어 이번에는 백무동 한신계곡.오후로 넘어가는 시간에 주섬주섬 양말 찾아 신고 나섰다.2,30분 거리면 지리산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이 계절에 참 복이다 싶다.아무도 없는 계곡길을 걸어 물소리 들으며 가내소 폭포까지 다녀왔다.참 좋다. 참 예쁘다.     오늘은 운치있게 비가 내린다.어제 백무동 다녀오는 길에 청주 한 병을 샀다.오뎅탕 끓여서 따끈한 청주 마셔야겠다. 2024. 11. 1.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 질 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    .. 2024. 11. 1.
10월 29일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서울광장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잊지 않을 것이다.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의 고통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고 싶다.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추진위원 가입 https://www.1029act.net/89239105-0dc8-4317-83f2-7f4abc949e45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2024.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