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오디잼 오디의 계절이다. 아니 이제 오디는 끝나가고 있다. 6월 초부터 하나 둘 까맣게 익기 시작해서 이제는 후두둑 떨어진다. 내가 힘들어 심고 가꾸지 않았는데 이렇게 해마다 귀한 열매를 주니 정말 보물단지다. 간청재에는 가깝게 3그루의 뽕나무가 있는데 길 건너 개울가에 있는 뽕나무가 제일 먼저 오디를 시작한다. 그리고는 뒤쪽 땅 간청재 지붕 위에 있는 나무, 그리고 길가에 있는 뽕나무 순이다. 이 나무들은 오디의 크기와 맛도 다 다르다. 길 건너 있는 나무는 오디 열매가 작지만 아주 달다. 올해는 이 나무에서는 오디가 그리 풍성하게 달리지 않았다. 간청재 뒤쪽에 있는 나무는 열매가 아주 크고 복스럽게 생겼는데 맛은 그리 달지가 않다. 그리고 길가쪽에 있는 나무는 열매도 적당히 크고 맛도 좋다. 각각의 나무가 .. 2021. 6. 12. 고라니의 만행 이제 웬만큼 고라니를 대비하느라 하는데 또 당하고야 말았다. 간청재 내려와 살면서 고라니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서려 있는 포스팅이 한 두 개가 아닌데 또 고라니에게 당했다. 심어 놓은 땅콩 모종을 모두 뽑아 놓고 막 자라기 시작하는 오이 모종도 뽑아 놓고 잘 먹지 않는다는 상추와 치커리도 모두 뜯어 먹고 마침내 고추 잎과 가지, 할미꽃까지 먹어치웠다. 그래서 상추는 벌레도 타지 않는데 한냉사를 쳤고 땅콩이나 다른 모종은 텃밭 가장자리에 줄을 쳐서 막았다. 고라니에게 표적이 되는 연잎!! 수련은 2017년에 한 번 보고는 보지 못하고 있다. 연잎이 생겨나기 시작하면 고라니가 가만 놔 두지를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년부터 소쿠리를 덮어서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도 안 차는 일이 벌어졌다. 큰.. 2021. 6. 10. 띵띵이와 분홍이 간청재에서 밥도 먹고 툇마루에서 늘어지게 낮잠도 자는 양이 두 마리. 처음에는 띵띵이만 왔었는데 요 근래 분홍이도 자주 온다. 분홍이는 코가 분홍색이라서 그냥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분홍이는 띵띵이보다 얼굴이 더 작고 더 깨끗하고 더 젊어 보인다. 그리고 경계심이 더 많아서 띵띵이처럼 유들거리는 맛이 없고 예민한 편이다. 처음 분홍이가 등장했을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아이라 생각되어 따로 밥을 주지는 않았다. 툇마루에 올라오지도 않고 집 안을 들여다보다가는 그냥 도망가버리고는 했다. 그런데 점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툇마루에서 낮잠도 잔다. 어쩔 수 없이 분홍이도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띵띵이와 분홍이가 함께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난번 한 놈은 앞 툇마루에, 한 놈은 뒤 툇마루에 따로 나.. 2021. 5. 28. 서울 구경 지난 며칠 서울에 다녀왔다. 딸아이의 한 번 올라오라는 요청이 이번 상경의 큰 원인이었고, 엄마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기 때문에 엄마 얼굴도 보고 겸사겸사... 딸아이는 졸업하면서 학교 주변 쉐어하우스에서 벗어나 1인 가구로 독립하였다.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이모집에서 두 달 얹혀 살다가 4월 1일 이사했다. 이사하는 날 올라가서 대충 도와주었지만 그 후에도 이런 저런 것들을 딸아이 혼자서 처리하고 집안에 필요한 것들을 채웠다. 그럭저럭 집안이 정비가 되자 자신의 집에 한 번 오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서울에 가서 딸아이를 만났지만 기숙사나 쉐어하우스에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따로 만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것이다. ㅎㅎㅎ 딸아이는 간청재 와서 내 옷을 입고 지냈던 것처럼 자.. 2021. 5. 23. 깜짝이야 마당에 나가보고 깜짝 놀랐다. 마당과 텃밭의 움직임은 대충 짐작하고 있는데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것도 아주 화려하게~~~ 텃밭에 뿌린 씨앗과 장에서 사다 심은 모종을 살피고,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작약과 주렁주렁 달린 매실을 보느라 축대 한편에 있던 붓꽃은 생각지도 못했다. 모종을 심고 강풍이 불어 꺾여버린 오이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토마토... 그나마 살아남은 오이 모종 두 개도 어찌 될지 모르는 상태라 그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너무도 선명한 보랏빛이 보이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활짝 꽃이 피었다. 용가리는 내가 꽃씨를 뿌린 것이냐고 묻는데 글쎄... 붓꽃을 처음 만난 것은 작년이다. 그런데 내 기억에 꽃씨를 뿌린 기억은 없다. 용.. 2021. 5. 12. 모나리자 정녕 그대는 나의 사랑을 받아 줄 수가 없나 그대는 모나리자 모나리자 나를 슬프게 하네 모나리자~~~~~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뱅뱅 돌고 있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모나리자가 떠나지 않는다. 용가리가 기타연습을 하면서 지금까지 100번도 넘게 들은것 같다. 앞으로 한 천 번은 들어야 할 것 같다. 딸내미가 무섭긴 하다...ㅋㅋ 하현우 버전의 모나리자 연주를 듣고 싶다며 연습하라고 지시하고 가니 용가리가 맹연습 중이다. 조용필 버전의 원곡은 어찌어찌 악보를 찾았는데 하현우 버전은 쉽게 찾지 못하다가 기타 에드립 부분만 어디서 떠도는 것을 찾았나보다. 기타 부분은 난 개인적으로 조용필 것이 더 좋은데.... 하현우 버전은 보컬이 워낙 화려해서 기타는 좀 신경써서 들어야 한다. 어쨌든 모나리자가 머리에서 떠나질.. 2021. 5. 7. 대원사 옆동네 산청 대원사에 다녀왔다. 대원사는 산청에 있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시는 사찰이다. 해인사 말사라고 한다. 간청재 착공식인지 상량식인지 확실치 않지만 조촐한 행사를 끝내고 스님과 대원사 계곡길을 돌아오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 밤머리재를 넘어 계곡길을 달리며 어느 펜션 마당에 있는 돌 탁자에 둘러앉아 보드카를 마셨던 기억이..ㅎㅎ 밤을 한 말은 먹어야 넘어갈 수 있는 고개라 밤머리재라 불렀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때 대원사에 가 보지는 않았지만 대원사 근처 산행로로 올라가면 천왕봉까지 빨리 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던 듯... 영원사도 그렇고, 천왕봉 오르는 짧은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까지만 가 보고 천왕봉은 끝내 갈 수 없을 것 같다.ㅠㅠ 간청재에서는 항상 지리산을 구경만 하다가 대원사 가는 길을 지.. 2021. 5. 1.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