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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392

고사리 자체적으로 고사리 시즌을 마감했다. 시작도 늦게 하고 딱 3번 고사리 꺾고는 끝냈다. 고사리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야생이라 그렇지만 그래도 위 아래 땅에 조그맣게 고사리 나는 곳이 있다. 작년에는 풀을 좀 없애 다른 고사리밭처럼 해 보려고 매달렸으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저 할 수 있는 만큼만 꺾어 먹기로 했다. 사실 내가 먹는 것보다는 엄마를 비롯 서울에 보내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철이 되면 은근 기다리시는 것 같아 지나칠 수가 없다. 엊그제 올라갔더니 풀이 완전 기세가 올랐다. 그 사이에서 고사리를 찾아 꺾어 삶아 말리고는 '이제 그만~~~' 텃밭도 안식년하려고 했으나 빈 땅에 올라오는 잡초를 보고 견디기도 힘들 것 같아 소박하게 심었다. 그래도 상추는 먹어야지 싶어 상추와 청경채 씨를 좀 뿌리.. 2021. 4. 28.
영원사 10년쯤 되었을까? 스님이 실상사 계셨을 때 영원사에 갔었던 것 같다. 나이 들면 이런 곳에서 지냈으면 한다고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그때 스님과 영원사가 어떤 인연이 있나 했지만 스님의 대답은 그저 이 곳이 편안하고 좋아서... 그런 느낌이 난다고 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처음 영원사를 가 보고 두 번째 가게 되었다. 영원사는 함양군 마천면에 있다. 해발 900이 넘는다. 처음 영원사를 갔었을 때는 함양군인지 어딘지도 모르고 그저 지리산 자락 어딘가에 있는 암자라고, 엄청 높은 곳에 있는 암자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우리 동네에 있는 암자였다. 해인사 말사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색이 일어난다. 내 기억 속 영원사는 지금의 영원사와 반 정도 일치하는 것 같다. 단아하게 정돈되었지만 따뜻하.. 2021. 4. 20.
그래도.... 그래도 아쉬워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봄 꽃구경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올해는 무언가 나대지 않는(?) 분위기로 가려고 한다. 텃밭 농사도 안식년을 하려고 했으나 눈 앞에 펼쳐지는 잡초들의 몸부림을 볼 자신이 없어 아주 간소하게 하려고 한다. 감자와 땅콩, 상추와 오이 토마토 정도... 감자는 별로 손이 가지 않는 작물이고 땅콩은 모종을 심어 놓으면 10월이 되어서야 수확하니까 1년 자리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상추 정도는 먹어야 하니까... 토마토와 오이도 해충이나 고라니로부터 그리 치명적이지는 않으니 잡초보다는 낫다. 기분 봐서 가을 무와 배추도 건너뛸 생각이다. 김장도 하지 않고 그냥 김치를 주문해 먹으려고 한다. 당연히 손이 많이 가는 고추는 심지 않을 생각이다.. 2021. 3. 31.
감자 2021년 첫 농사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감자!! 세 번 감자를 심었지만 알이 자잘하고 벌레도 먹고 그리 성공적이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상자에 넣어 두고 잘 먹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알찬 수확을 기원하며~~~ 씨감자를 심는다 하여 감자는 씨를 심는 것인 줄 알았던 내가 그래도 씨감자가 뭔지도 알고 그것을 심어서 감자를 또 수확해 먹기도 하니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나름 뿌듯^^ 읍내 장에 가서 씨감자를 조금 사서 심었었다. 항상 조금 사는 것이 어려웠다. 특히 감자나 쪽파, 대파 같은 것은 파는 단위가 커서 '반만 살 수 있나요?'이렇게 묻는 것이 시작이었다. 감자는 박스 단위, 혹은 큰 바가지로 파는데 기본이 만 원이다. 오천 원어치만 사도 항상 남았다. 우리 집 텃밭 규모는 소비를 감안하면 대파 .. 2021. 3. 27.
쪽파 올해 첫 수확물을 먹었다. 작년에 심었던 쪽파가 황량한 겨울을 이기고 파릇파릇 살아났다. 오히려 작년 모습보다 더 야무지게 나타났다. 2021년 마당에서 뽑아서 흙을 털고 먹은 첫 수확물이다. 겨울을 땅에서 보내서 그런지 파가 무척 달다. 파전도 먹고 쪽파 듬뿍 넣은 라면도 먹었다. 쪽파 라면 상당히 괜찮다. 표고목은 4년이 넘어가자 심심치 않게 버섯이 나온다. 땔감으로 써야지..했었는데 올해 첫 먹거리를 제공했다. 쪽파보다 먼저 먹었다. 개성 강한 아이라서 날도 추운데 나왔네...하면서 두 개를 따서 먹었다. 버섯향도 진한 것이 식감은 전복처럼 오독거렸다. 이제 좀 있으면 감자 심어야 하는데 텃밭 정리가 더디다. 예전보다 더 느긋해졌다. 전에는 한 번 시작하면 완성할 때까지 집중했는데 지금은 하다가 멈.. 2021. 3. 12.
버터 나는 버터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볶는 요리를 할 때 버터향이 필요한 경우 버터를 사용하는 정도? 빵을 먹을 때는 잼이나 버터를 바르지 않고 그냥 맨 빵을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식빵, 바게트, 통밀빵...이런 것들은 살짝 구워서 그냥 먹는다. 오히려 용가리는 버터와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다 내가 빵을 구우면 버터를 가져와 듬뿍 발라 먹는다. 나는 그냥 먹고..... 그런데 이번에 거금을 들여 버터를 구입했다. 프랑스 항공직송...해외 직구를 한 것이다. 물론 지난번 마들렌을 구입했던 딴지마켓에서 구입했다. 어찌나 버터 칭송이 자자한지.. 내 한 번 먹어보리라...이런 생각이 마구 드는 것이다. 이름하여 '마리 안느 캉탕 버터'!! 특히 크런치 가염 버터를 꼭 먹어 보고 싶었다. 나는 주.. 2021. 3. 6.
어느새 어느 틈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거부할 수 없는 봄은 오고야 말았다. 2월 한 달 날씨가 난리도 아니었다. 18도 따뜻한 날씨가 한 이틀... 그러다 바람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눈 내리고 얼음 꽁꽁... 햇살이 반짝거려도 어찌나 바람이 불어대는지 밖에 나가서 꼼지락거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전부터 봄날씨는 사기치는 날씨라고 생각했다. 창문 너머로 보는 날씨는 세상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지만 막상 나가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차갑고 바람도 거칠다. 봄 블라우스를 입고 나갔다가는 하루 종일 덜덜 떨면서 지내기 일수였다. 그리하여 언제 봄 옷을 입어보나 하다가 땀 질질 흘리는 여름이 오면 봄 옷은 다시 옷장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이제 슬슬 밖에 나가 겨우내 내버려 두었던 텃밭과 그 주변을 정리해야 하지.. 2021.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