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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392

제주 수선화 근황 제주도에서 봉암사를 거쳐 간청재까지 오게 된 제주 수선화.... 봄이 오기 전에 꽃을 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ㅠㅠ 잎이 자라기는 엄청 쑥쑥 잘 자라는데 꽃이 맺히지는 않았다. 키만 커서 집안에 있는 튀김 젓가락을 기둥으로 삼아 실로 묶어 주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는 그 실을 타고 넘어 잎들이 다 널부러져 있기도 했다. 나중에는 튀김 젓가락을 이어 붙여 더 길게 기둥을 대어 주었지만 키만 크고 꽃은 소식도 없다가 끝이 시들어가기 시작.. 봄이 되면 구근을 캐서 따로 보관해야 한다고 하니 이제 얼마 있지 않아 화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언제 구근을 캐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잎이 자라고 있는데 말이다.... 인터넷 검색하니 누구는 잎이 마를 때까지 그냥 놔 두다가 아주 바짝 마르면.. 2021. 2. 18.
또 눈!! 어제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별생각 없이 있다가, 아니지... 또 며칠 나갈 수 없을지 모르지... 오후 읍내에 나가서 냉장고에 몇 개 남지 않은 소주 맥주 사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리고, 용가리 이발도 했다. 돌아와 보일러 기름도 주문했다. 일요일이라 망설였지만 전화해 보니 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후 늦은 시간이지만 주유소에서 기름이 왔다. 내일 눈 소식에 여기저기서 주문을 많이 하는 바람에 여러 군데 들렀다 오느라 늦었다 하셨다. 카드 단말기까지 챙겨오지 못한 채 다니느라 나중에 나올 일 있을 때 들러서 계산해 달라고.... 오늘 일어나 덧문을 여니 눈이 엄청나게 내렸고 또 내리고 있다. 어제 기름 채워 놓기를 잘했구나.... 이번에는 택배 올 것도 없고 커피 주문도 없으니 마음 편하게 .. 2021. 1. 18.
마님과 머슴 또 큰 눈이 내렸다. 기온이 영하 20도 밑까지 떨어졌다. 밤새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누마루 안 사방 문 주변 마루에 하얗게 눈가루가 덮였다. 누마루 문틈 사이로 바람과 함께 눈가루가 들어온 것이다. 누마루 바닥에 덮인 눈을 보면서 새삼스레 놀란다. 옛날에는 어떻게 저런 문으로 겨울을 났을까? 생각만 해도 춥고 시리다... 기온은 낮아도 햇살이 좋으니 자연스레 녹고 마루는 보송하게 마른다. 내린 눈과 낮은 기온 때문에 한동안은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당장 길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눈을 치워 놓아야만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런... 또 택배가 온단다. 어째서 눈 내려 길이 얼어붙으면 꼭 일이 생길까? 내내 아무 일도 없다가 택배가 오거나 커피 주문이 오거나 도서관 도서 대출 마감일까.. 2021. 1. 8.
제주 수선화 수선화는 다 비슷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주 수선화가 조금은 특별하게 취급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게다가 제주 수선화는 제주도에서 겨울에 핀단다. 그런 제주 수선화가 어떤 인연으로 제주도를 떠나 문경 봉암사를 거쳐 지리산 간청재까지 오게 되었을까.... 간청재에서도 꽃을 피우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죽어가는 모든 화초도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살려내는 금손이 있지만 그 반대의 '똥손'도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그 '똥손'인 것 같아 심히 걱정된다. 봄이면 예쁘게 피어 기분 상큼하게 만들어 주는 간청재 마당의 수선화와는 달리 제주 수선화는 마당에 놓을 수가 없다. 제주도 기온에서 사는 아이니까 지리산 골짜기 차가운 기온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엊그제 날이 따뜻한 것 같아 햇.. 2021. 1. 5.
먹고 놀기 저녁 한 끼 해 먹는 것도 참 일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완수하는 것 자체가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물론 용가리와 나만 있을 때는 그렇지 않다. 그저 되는대로 아무거나 먹는다. 간단하게 냉동식품을 데워 먹거나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어쨌든 조리과정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것들로 주류(나는 주로 맥주나 와인, 용가리는 맥주나 소주)를 곁들여 먹는다. 그러다 가끔 맘 내키면 무언가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딸아이가 내려오면 하루하루 무언가를 먹는 일이 엄청나게 큰일이 되었다. 하루의 모든 일이 저녁을 먹는 것에 맞춰져 있다. ㅎㅎ 소고기뭇국, 고등어구이, 아이스크림 팬케잌, 부대찌개, 샤부샤부, 유부주머니 어묵탕, 피자, 소고기 구이, 연어회와 스테이크, 치킨, 감자튀김과.. 2021. 1. 2.
첫눈 대설주의보 안전문자 때문에 잠이 깼다. 무려 6시 50분.... 어젯밤 바람이 몹시 불고 기온이 내려가더니 밤새 눈이 내렸다. 용가리가 먼저 일어나 덧문을 여니 밖이 하얗다. 이불속에서 눈 덮인 지리산을 보는 맛이란..ㅎㅎㅎ 커피를 내리고 햇살에 눈이 녹기 전 발자국 남기러 딸아이와 마당으로 나갔다. 오... 날씨가 매서워서 눈이 녹지는 않겠다. 차가운 바람에 쌓여 있던 눈들이 회오리를 만든다. 이렇게 2020이 가는구나... 조금만 견디자... 조금만 조심하자... 이러다 1년이 가버렸네 ㅎㅎ 어이없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이 모든 일들을 승리를 위한 싸움으로 생각한다면, 그래서 이겨야만 한다.. 2020. 12. 30.
곶감 정리 올 가을은 비가 거의 오지 않고 햇살도 좋아서 곶감이 빨리 된 것 같다. 어느 해는 가을비가 많이 내리고 겨울 기온이 높아서 곶감에 엄청 신경이 쓰였었다. 곶감은 감을 깎아서 널 때마다 참 신기한 생각이 든다. 떫고 딱딱한 감이 어쩌면 이렇게 달고 말랑말랑 해지는 것일까.... 처음 감을 깎아 곶감을 만들 때에는 한 겨울 지날 동안 누마루에 매달아 놓은 채 하나씩 쏙쏙 빼먹었었다. 반건시부터 완전 건시까지 고루 맛볼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아이들은 너무 말라버렸다. 그래도 맛있게 먹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매달린 곶감을 누마루 문 여닫으며 관리(?) 하기 귀찮아서 반 정도 빼먹고 남은 곶감들을 바구니에 담에 놓았더니 살짝 분도 생기면서 또 다른 곶감 맛이 났다. 조금 숙성된 맛이랄까.... 크게.. 2020.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