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간청재 시즌2 간청재의 모습이 살짝 바뀌게 되었다. 처마 끝에 작은 지붕이 달렸다. 기둥을 세우려는 지점에 기단으로 사용한 돌을 파내느라 엄청 고생하고 약 3주 정도 작업해 완성하였다. 아직 파낸 돌을 다시 파묻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ㅠㅠ 입구에 작은 지붕이 생기니 확 트인 시원한 맛은 없지만 안온한 느낌이 든다.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툇마루에서 두어 발자국 옆으로 옮기면 되니 그리 섭섭지는 않다. ㅎㅎ 기본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덮는데 둘이서 osb합판을 올리느라 아주 힘들었다. 합판은 무겁고, 사다리는 하나밖에 없고.... 게다가 합판을 들고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이 엄청 힘들어 생쇼를 했다. ㅠㅠ 마지막 작업인 돌 파묻기가 남았다. 마당 끝부분까지 끌고 가는 것도 힘들고 돌 묻을 곳 땅을 파는 것.. 2020. 10. 16. 띵띵이와 가을 이번 추석은 처음으로 이곳 간청재에서 보냈다. 명절을 우리끼리만 보낸 것은 처음이다. 시댁이나 친정에 방문하지 않고 보내는 것이 처음이었다. 딸아이가 명절이라고 우리에게 내려온 것도 처음이다. 가을 무렵 딸아이가 간청재에 온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명절에 사람들 북적이며 모이는 것이 피곤했고 명절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못하면 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라 왠지 썰렁한 것 같기도 하고 명절 음식이 먹고 싶기도 했다. 엄마가 해 주는 갈비찜과 잡채가 생각나니 말이다...ㅎㅎ 딸아이가 내려와 있는 동안 가까운 삼천포 바닷가 구경도 하고 동네 산책도 하고 밤도 줍고.. 나름 가을 분위기를 함께 했다. 명절 연휴 기간은 피하더라도 아빠 보러는 가야지...하는 마음에 엊그제 아빠가 계시는 추모공원에 다녀왔다... 2020. 10. 8. 간청재는 공사중 간청재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공사라고 하니 거창해 보이지만 용가리 혼자서 하는 공사다. 그래도 간청재의 또 다른 시즌이 시작되는 나름 중요한 공사라 할 수 있다. 간청재는 처마가 짧다. 한옥의 지붕처럼 처마를 길게 하려면 바깥에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간청재는 기둥 없이 지붕을 짧게 했다. 웅장한 한옥 지붕과는 달리 가벼운 한옥 느낌이라서 지붕을 간단히 얹었고 앞의 경관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그러다 보니 깔끔한 느낌은 있는데 비가 오면 툇마루에 비가 들이쳐 마루에 매트를 깔고 신발을 신고 마루를 올라야 했다. 강한 햇빛도 문제였다. 남향집이니 오후 2시는 되어야 툇마루에 그늘이 진다. 그래서 여름에는 처마 끝에 캐노피를 쳤다. 캐노피는 햇빛을 가리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처마와 캐노피 사이의 틈으로 빗물.. 2020. 9. 28. 초피나무 산초나무 눈 뜬 장님이라고, 마당에 있는 초피나무 열매가 빨간색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초피나무라는 것만 알았지 꽃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열매를 따 먹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저냥 했었다. 풀을 뽑다 어쩌다 보면 나무 밑에 까만 씨앗이 잔뜩 떨어져 있고 그 알싸한 냄새가 나면 '아 이게 초피나무였지' 했었다. 초피는 여기에서 제피라고 부른다. 어탕국수집이나 추어탕집 가면 잔뜩 넣어 먹는 가루가 초피(제피) 가루다. 나는 절대 넣어 먹지 않지만 그 가루를 넣지 않으면 뭐하러 먹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 경상도에서는 말이다. 우리 집도 경상도라서 어렸을 때 생선찌개나 된장찌개에도 이 알싸한 냄새가 났었다. 초피 가루를 넣을 경우도 있었지만 방앗잎을 많이 넣었다. 부침개에도 넣었다. 방앗잎이라는 것.. 2020. 9. 22. 복수초..ㅠㅠ 이제 내년부터는 복수초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시든 꽃대들을 정리하면서 수선화를 나눠 심었다. 처음 수월암에서 수선화를 가져와 스님께서 심어 주실 때 그대로인데 너무 뭉쳐 있었다. 우리 집 수선화를 보는 사람마다 알뿌리를 나눠 심으라 말해 주곤 했었다. 무언가를 옮겨 심거나 손을 대는 것에 자신이 없으니 혹시 건드렸다가 다 죽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정리하며 보니 수선화 알뿌리가 드러난 것이 보였다. 그래! 한 번 해 보자! 자신감을 갖고 땅을 파 보니 그 안에 알뿌리가 엄청나게 많았다. 주변을 정리하고 삽으로 땅을 파고 잘 다듬어 조심조심 알뿌리를 나눠 심었다. 다 끝내고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 허전하고 이상했다. 가만 있어 보자.. 2020. 9. 20. 용가리의 숙원사업 간청재 정착한 지 5년이 넘어가자 심심치 않게 손 볼 곳이 생긴다. 욕실 등을 시작으로 여기저기 형광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형광등을 사서 교체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깜빡거렸다. 형광등 문제가 아닌 듯싶었다. 게다가 거실 등은 엄청 높이 달려 있어서 형광등 교체하는데 마당 사다리를 가져와서 했는데도 간신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힘들게 힘들게 형광등을 교체하고 나니 한쪽 등은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는 것이었다. 형광등 수명이 다 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 것이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전체를 교체하거나 해야 할텐데 높아서 할 수 있을까? 형광등이야 간단해서 어찌어찌 했는데 다른 일을 하려면 지금 갖고 있는 사다리로는 안 될 것 같았다. 형광등 깜빡거림에 대해 용가리.. 2020. 9. 12. 배추...ㅠㅠ 9월 첫날 배추 모종을 심었다. 태풍 예보가 있었지만 너무 늦게 심으면 안 될 것 같고 배추는 고추나 토마토같이 바람에 꺾일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20개 건질 생각으로 25개를 샀다. 나름 꾹꾹 눌러 정성껏 심었다. 쪽파도 함께 심었다. 이제 텃밭 일 년 농사는 마무리가 된 것이다. 어제 아침부터 비가 뿌리고 태풍의 기운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밤이 되면서 엄청난 비가 내리고 우당탕탕 난리가 났다. 아기돼지 삼형제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나무로 만든 우리 집이 날아가지 않기를... 집은 무사했지만 텃밭이 엉망이다. 예상대로 고추와 대파는 쓰러졌고 한냉사 일부가 펄럭거렸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여전하다. 파릇했던 배추 모종이 다 퍼지고 몇 개는 목아지가 부러져 날아갔다. ㅠㅠㅠ 배추는 언제나 벌레.. 2020. 9. 3.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