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감자 고구마나 감자나 다 감자라고 불렀으나 하지에 캔다고 해서 하지감자라고 부르니 하지 즈음해서 감자를 캐야 할 것이다. 하지 지나고 조금 더 감자를 키워보고도 싶었으니 올해 농사는 완전 망해서 감자도 빨리 정리하고 싶었다. 일명 구황작물이라 불리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고구마도 심고 싶었으나 멧돼지가 온다고도 하고, 고구마 저장이 너무 어려워 감자만 심었다. 고구마는 상전이다. 어찌나 쉽게 상하는지....방구들에 함께 끼고 살아야 할 정도다. 반면 감자는 오래 되면 싹이 나기는 하지만 수월하게 놓고 먹기 좋다. 옥수수는 오수숫대를 처리하기가 힘들어서 한 해 심고는 안 심고 있다. 땅속에 결과물을 숨기고 있는 작물은 수확하기까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작물이 달렸는지,.. 2020. 6. 25.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그만큼 일이 많다는 것이다. 계절이 넘어갈 때마다 바꿔 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으니 빨랫감이 엄청 나온다. 이불, 커튼, 방석, 쿠션 등등... 여름 이불로 바꾸면서 덮었던 솜이불을 그냥 넣을 수는 없지 않은가...ㅠㅠ 이번에는 이불을 빨아서 꿰멘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호청을 빨아 꿰매게 되어서 많이 억울하다. 커튼과 가리개도 바꾸면서 빨아 널고 쿠셔과 방석 커버도 바꾸었다. 빨래는 그렇다 치고 다림질이 아주 끝내준다. 햇빛이 좋아 빨래는 금방 말라 두 세 번 빨래를 하루 종일 돌리고 그러면서 다림질을 엄청 했다. 더운 날 하루 종일 빨래와 다림질이라니!! 빨아 널어 놓은 것들도 다림질해서 넣어야 하고 새로 걸어야 하는 커튼과 기타 등등도 다림질해서 걸어야 했다. 이틀 동안 빨래와 다림질, 게다가 이.. 2020. 6. 20. 문갑 문갑 :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에 두고 문서·편지·서류 등의 개인적인 물건이나 일상용 기물들을 보관하는 가구. (다음 백과) 나도 문갑을 갖게 되었다. 처음 뜨개질, 바느질을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물품들이 생기게 되었다. 책이나 도안은 마루의 책꽂이에, 바느질과 뜨개질 소품들은 구들방 작은 장에 넣어 두게 되었는데 자주 가져다 쓰게 되면서 이 물품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싶었다. 사실 필요에 의해 한 두 개 만들고 그만 두려고 했으나 하나를 완성하면 또 다른 것을 만들게 되고,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것을 만들게 되어 결국 관련 물품들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계속 안방 주변에 너저분하게 있게 되었다. 그래서 안방 내 자리(?) 옆에 작은 장을 하나 만들어 이 모든 것을 넣어 두면 깔끔하고 편리하겠다.. 2020. 6. 18. 집념의 연꽃 올해는 연꽃을 보고야 말겠다. 고라니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밭작물은 대충 줄도 치고 한냉사도 씌웠는데 꽃은 막아내지 못했다. 고라니가 연잎을 좋아해서 먹어치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먹을 만큼 먹으면 잎을 조금 남겨 두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몇 해 전에는 애지중지 하얀 수련이 딱 하나 피었는데 딱 하루 보고 고라니가 똑 따 먹었다. 그 이후로도 해마다 연잎이 올라와서 물 위에 조금 퍼진다 싶으면 바로 고라니가 다 먹어치웠다. 올 처음으로 고라니가 할미꽃을 먹어치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연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올해는 웬일인지 물 위에 수련과 어리연 잎이 꽤 많이 올라왔는데도 무사했다. 운이 좋아 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는 찰나 그 다음 날 아침 보니 고라니가 먹어치우고 갔.. 2020. 6. 9. 계획은 계획일 뿐 계획 없이 막 살아 보는 것이 간청재 내려오면서 세웠던 목표 중의 하나인데 참 쉽지가 않다. 내가 큰 돈 들여 농사를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안 되면 시장에 가서 3천 원어치 사 먹으면 되는데 한 번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다. 당연히 작은 텃밭이라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계획을 세워 심고 거두고 하는 것이니 1년, 분기 별, 월 별 계획이 머릿속에서 자리 잡고 말았다. 게다가 애써 심어 놓은 것이 잘 되지 않으면 속이 상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솔루션을 마련하고 다음 해에는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 이런 것은 내가 의도하지 않은 삶인데...ㅠㅠ 그나마 서울 직장에서의 일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널널하고 재미도 있지만 그래도 이건 내가 바라는 내 모.. 2020. 6. 1. 숙원 사업 누마루 위의 작은 창의 창호지 교체 작업을 끝내면서 1차 숙원 사업을 완수했다. 외부에 한식 문을 갖고 있는 간청재는 어쩔 수 없이 창호지 바르는 일을 해야만 한다. 3,4년 전 처음에는 안방 창문 4개와 출입문 4개를 했었다. 문을 모두 떼어 내고 물을 뿌려 종이를 떼어 내고 사포질도 하고 오일스텐도 발랐다. 종이는 읍내 지물포 할머니가 보여 주시는 튼튼해 보이고 값도 저렴한 것으로 샀다. 풀을 쑤고 종이를 정성껏 재단해서 붙였다. 그럭저럭 잘 붙어 있었는데 1년 정도 지나자 안방 창문이 비바람에 떨어져 나가고 다시 같은 종이로 붙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방 스르륵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다시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를 한 두 번 정도 했다. 이번에는 다시 붙이면서 누마루 종이도 교체하기로 했다. .. 2020. 5. 24. 판세 전환 봄이 되니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곳은 3월은 되어야 꽃들이 자리 잡는다. 매화, 복수초, 수선화, 할미꽃, 복사꽃이 대세를 이루다가 이제는 바톤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불두화가 만발이고 작약은 입을 꼭 다물고 드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 수레국화는 한 두 개씩 피기 시작했고 매발톱.. 2020. 5. 1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