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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392

산삼 씨앗 전래 동화에 등장하는 산삼. 산신령의 도움으로 발견하여 죽음 직전의 부모를 살리는 효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몇백 년 묵은 산삼. 그 산삼의 씨앗을 처음 보게 되었다. 아랫집 할아버지가 일부러 찾아오셔서 꼭 심으라 건네주셨다. 조카 분과 함께 오셨는데 조카분께서는 우리를 딱 보시고는 심는 방법을 이리저리 잘 설명해 주셨다. '내년 봄에 싹이 올라오면... 잡초랑 구분할 줄 알아요? 아뇨... 그럼 저 인터넷 찾아보고 잘 구분해서....' 그렇게 건네주고 가신 씨앗을 마당 주변에 심었다. 산삼 씨앗을 사람이 산에다 심은 것이 산양삼, 하늘이 씨앗을 내린 것이 천종삼. 즉 자연적으로 동물이나 기타 등등의 힘으로 씨앗이 발화하여 생긴 삼이 천종삼인데 거의 없다고 한다. 같은 씨앗이니 성분은 같다고 하더구만...... 2020. 11. 19.
김장 한 해를 마감하는 거사가 끝났다. 약 3일 간 사부작사부작 준비해서 김장을 했다. 흔히 김장을 했다 하면 몇 포기를 했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우리집 김장은 몇 포기라고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배추의 크기가 천차만별이고 게다가 일반적인 배추에 비해 아주 작기 때문이다. 속이 찬 정상적인 배추에 가까운 배추도 서너 개 정도 되지만(그것도 크기는 작은 편) 나머지는 개수를 세기에 쫌 그런 헐랭이와 잔챙이들이다. 그래도 이렇게 수확을 할 수 있게 자라 준 배추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약 5년 간 배추를 심었지만 배추를 잘 수확하는 것은 참 어렵다. 무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얼게 되는 것만 조심하면 그럭저럭 먹을 수 있게 되는데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 배추다. 일단 벌레가 엄청나고 벌레에서 살아 남아 속이 차고 .. 2020. 11. 16.
곶감 연례행사 중 하나인 곶감 깎기를 치렀다. 올해는 읍내 장에 가서 감을 사지 않고 감 농장에 가서 사게 되었다. 장에 가서 감을 사려면 감 나오는 시기, 10월 20일경부터 장날에 가서 감이 나왔나 살펴야 한다. 운이 맞으면 한 번에 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두어 번 장날에 나가야 한다. 단감이 먼저 나오고 고종시가 나오고 대봉이 나오는데 그 시기를 딱 맞히기가 힘들어 여러 번 걸음을 해야 한다. 어떤 때는 곶감 깎는 감 나오려면 두어 주는 있어야 한다는 감 파는 아주머니 말을 믿고 11월 초에 갔더니 이미 감이 끝물이었다. 게다가 올해 감이 잘 안 되었다는 말도 있으니 장터에 감이 얼마나 나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곶감 하는 감 농장을 어찌어찌 알아내 전화해 보니 자신들도 올해 감이 .. 2020. 11. 1.
단풍,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어제 하루종일 곶감 깎고 널고 정리하느라 엄청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널부러져 있으려 했지만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정경의 색감이 점점 짙어가는 것이 보여 더 늦기 전에 단풍 구경을 다녀오기로 했다. 앞산 뒷산을 보거나 마을 둘레길을 걸어도 가을의 색감은 짙게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커피 마시고 세수하고 뱀사골로 나섰다. 우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뱀사골 식당 앞에도 차들이 즐비했다. 한적하게 걷고 오려고 했는데....마스크 착용하고 걸어야겠네...ㅠㅠ 잠시 계곡 바위에 앉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물결을 보고 있으니 급 음악이 땡긴다. 무선 이어폰은 정말 대박이다. 선이 없다는 사실로도 넘나 좋은데 음질도 더 좋고 급속충전도 되고 휴대도 간편하다. 일할 때 없어서는 안.. 2020. 10. 30.
점심 나들이 아침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봉암사 스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제 구례 오셨는데 점심 먹으러 쌍계사 쪽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말씀이셨다. 오랜만에 점심 약속..ㅋㅋ 여기서 화개까지는 1시간 반이 넘는 거리. 서둘러 준비하고 나섰다. 요즘 날씨가 궁둥이 들썩거리게 만드는지라 차 타고 가는 동안에도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쌍계사 벚꽃길 한참 들어가서 비구니 스님이 차리신 국숫집이 있다 하셨다. 한적한 꽃길(꽃은 없지만)을 달려 도착하니 스님이 타신 차도 막 들어왔다. 몇 번 뵌 적이 있는 분들과 함께 오셨다. 아기자기한 국수집에 들어가 정갈한 국수 한 차림을 받으면서 서로들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용가리와 둘이 서로의 얼굴만 보고 살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 얼굴 보며 밥 먹는 것이 참으로 오래간만이.. 2020. 10. 24.
파김치 파김치를 담갔다. 태어나 처음 해 보는 일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ㅎㅎ 올해는 쪽파가 잘 자랐다. 해마다 배추와 무를 심으면서 쪽파도 함께 심었는데 쪽파는 항상 잘 자라지 않았다. 초반에는 파릇파릇 잘 올라오다가 한 뼘도 되지 않게 자라다 끝이 시들시들해지는 것이다. 김장하려고 뽑아 보면 몸통 길이가 뿌리 길이와 비슷..... 아주 짱뚱한 쪽파... 그런 쪽파를 다듬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김장에 조금(김장이라고 해 봐야 김치 한 두 통 정도니 쪽파는 한 움큼?) 쓰고 파전 두 어 번 부쳐 먹고 다음 해까지 밭에 남겨두기 일쑤였다. 해를 넘긴 쪽파는 뿌리가 아주 무성해져서 몸통보다 뿌리가 더 풍성했다. 그런데 올해는 웬일인지 쪽파가 나름 늘씬하게(?) 자라는 것이다. 밭에.. 2020. 10. 21.
산책 오래간만에 걸어서 집 밖에 나갔다. 날씨가 '나가서 좀 걸어라'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아 동네 한 바퀴 돌았다. 사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집 마당에서도 할 일이 넘쳐나니 굳이 콧바람 쐬러 나가 걸을 일도 없고 마음도 내키지 않는다. 가을 접어들면 마당에서 할 일도 줄어들고 날씨 덕에 기분도 살랑거리니 나가서 걷고 싶다. 남들은 마음 먹고 시간 내서 둘레길 걸으러 오지만 우리는 그저 신발만 꿰 신고 나가면 둘레길을 걸을 수 있으니 간청재 내려와 살면서 느끼는 우쭐감(?) 이랄까? ㅋㅋㅋㅋ 전에는 주말 여행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던 다랭이논 황금 들판 정도야 집 나서면 볼 수 있다. 으쓱~~ 내가 다니는 산책 코스는 크게 3가지. 가장 작게 집 뒤를 돌아오는 것, 좀 크게 와불이 보이는 곳까지 돌아오는.. 2020.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