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392 옛날의 그집 2018/01/04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휭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 2018. 12. 29. 크리스마스 선물 2017/12/24 고요한 날들이다. 면에도 읍에도 나가지 않은지 꽤 되었으니 용가리 얼굴 외에는 사람 얼굴 볼 일이 없는 요즘이다. 용가리는 장작을 잘라서 쌓는 일을 조금씩 하고 나는 주로 방에서 뜨개질로 하루를 보낸다. 내가 아는, 나를 아는 모든 친구들과 가족들 다들 잘 지내고 있겠지.... 연말이.. 2018. 12. 29. 일방적인 품앗이 2017/12/16 겨울 분위기, 겨울 냄새, 겨울 느낌.... 나는 봄 여름보다 가을 겨울이 더 좋다. 없는 사람은 겨울보다 여름이 지내기 낫다고 하니 나는 아직 가진 것이 많은가보다. ㅎㅎ 연이어 쨍하게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눈까지 한 판 내려 얼어붙은 눈가루가 흩날렸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도 바람만 .. 2018. 12. 29. 도라지 2017/12/01 요 며칠 날씨가 따뜻하고 햇살이 좋아 도라지를 캤다. 딱히 언제 캐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꽃이 지고 꽃대가 마르면 캐도 된다고 해서 일단 몇 개만 캐기로 했다. 수월암에서 가져온 도라지는 한 3년 쯤 되어서 캐야 했다. 한 번 옮겨 심었는데 서너 개는 죽은 것 같다. ㅠㅠ 올 봄에 심.. 2018. 12. 29. 첫눈 2017/11/27 눈이 내렸다. 23일 목요일 첫눈이 내렸다. 천왕봉에 눈이 세 번 오면 마천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천왕봉에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간청재 마당에 눈이 내렸다. 간청재 내려온지 두 번째 맞이하는 겨울.... 세상이 너무도 고요한 가운데 눈이 내렸다. 나는 뜨개질을 하다가 책을.. 2018. 12. 29. 김장 2017/11/17 간청재 내려와 두 번째 김장. 김장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배추김치를 담는 날이다. 이곳으로 오면서 난생 처음 일년에 두 번 김치를 담아 봤는데 여름 열무김치와 겨울 배추김치다. 김치 떨어지면 또 담아야지...하고는 양념을 냉동실에 보관했었지만 일년 동안 한 번도 .. 2018. 12. 29. 사과밭 2 2017/11/15 막상 일을 나가보니 내가 그냥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물론 몸이 힘들고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주변의 말도 있었고 각오도 했지만 일단 일을 가게 되면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것이 아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그 집 일이 끝날 때까지 해.. 2018. 12. 29.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