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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160

가을, 가을하네요~ 평산책방 가을 음악회에 다녀왔다.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에서 탁현민의 메시지를 보게 되었다. '전 직장상사님과 등산은 못 가드리지만.... 이거라도' 평산책방 책친구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 했다. 신청자 중에서 추첨을 통해 240명 참석자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추첨이니 운에 맡기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참석자로 선정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야호~~~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평산마을회관 마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마음이 들떴다. 월말에서 듣던 콰르텟, 하모니카, 피아노.. 그리고 강산에까지. 날이 추워져서 따뜻하게 입고 오라는 추가 메시지도 받았다. 용가리와 나는 파카를 챙겨들고 평산마을로 갔다. 주말이라 작은 마을이 북적거렸다. 평산책방에 오는 사람들과 음악회 참석자들까지.. 우.. 2023. 10. 22.
도서 신청 책을 사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은 곁에 두고 싶은 책이 있고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단번에 읽지 않더라도 옆에 끼고 있고 싶은 책. 새 책을 처음 펼치고 냄새 맡고 감촉을 느끼고 책장을 넘겨 보는 그 느낌이 좋다. 많지는 않지만 새 책을 만지고 싶을 때 책을 산다. 책을 사면 기존에 있던 책을 또 버려야 하기 때문에 자주 주문하지는 않는다. 간청재 오면서 많이 버리고 왔는데도 벌써 두세 번 책을 정리해서 버렸다. 굳이 붙잡고 있을 필요 없는 허접스럽고 낡은 책이지만 추억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그 책을 갖고 있을 그 시절의 추억 때문이다. 읽지 않은 책도 있다. 제목과 목차만 읽은 책..^^;; 이제는 너무 오래전 책이라서 다시 읽을 것 같지 않지만 그 책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의 일들이 생.. 2023. 9. 23.
자수 가방 이래 저래 모여 있는 자투리 조각천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원단을 주문할까 하다가 남은 천으로 어떻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조각을 배치해서 꿰매고 수도 놓아야 하니 품과 시간이 훨씬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장터에서 더 비싸게 팔 수도 없다. 모든 가방에 들인 제 각각의 품을 생각하면 가격을 모두 달리 책정해야 하지만 막상 장터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내가 들인 시간과 정성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이지만 반대로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손가방일 뿐이다. 팔수록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팔면 기분은 좋다. 팔리지 않으면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바람 쐬는 기분으로 장터에 나가기 때문에 그럭저럭 재미는 있다. 하지만 장터에 나가면서 느끼는 것은 수공예품을 파는 것은.. 2023. 9. 8.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그리고.. 알릴레오 북스에서 예고편으로 소개한 책.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도 처음 읽게 되었고 그가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인물, 기억해야 할, 잊혀서는 안 되는 진짜 영웅인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종교혁명의 대표자로서 루터와 칼뱅을 역사 교과서에서 한 줄로 배웠을 뿐, 칼뱅에 대해 별다르게 알지 못했는데 잔인한 독재자의 모든 면을 갖춘 사람이라니! (그 이후 세계사에 등장하는 모든 독재자의 면모와 정확히 일치한다.) 폭력으로 새 질서를 만든 정복자, 편집광, 독재자 칼뱅과 그에 맞서는 '코끼리 앞의 모기'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 슈테판 츠바이크는 '모든 정신적 독재에 대항한 위대한 인문주의자'라고 카스텔리오를 말한다. 정신은 .. 2023. 8. 31.
전북 도립 미술관 한낮 마루에 등 대고 누워 있으면 무더위를 피할 만 하지만 무언가 하려고 몸을 움직이면! 덥다..ㅠㅠ 하루종일 요가의 사바아사나savasana, 송장 자세로 누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극장 구경에 이어 시원한 곳은 전시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보자. 그나마 가까운 곳(한 시간 반 정도), 기획 전시를 하고 있는 전북 도립 미술관을 찾았다. 7월 말부터 전을 본관에서 하고 있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다른 지방의 도립이나 시립 미술관을 가 본 적은 없었다. 전북 도립 미술관은 모악산 근처에 있었다. 가는 길 운봉에 있는 '늘, 파인' 까페에 들러 커피 마시며 노닥거렸다. 파인이 fine인 줄 알았는데 pine이었다. 작은 소나무 숲에 있는 까페인데 언제 다시 가서 책 읽고 오면 좋을 것 같다. 전은 .. 2023. 8. 9.
밀수, retro와 womance 낮에는 불볕더위에 집 안에서 조신하게 있다가 오후 태양의 기세가 조금 수그러들면 밖으로 나가서 풀을 뽑는다. 오후 4시 전후에 나가서 두세 시간 일하고 들어오면 제법 시원한 기운이 돌아 맥주 한 잔 곁들여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감한다. 그렇게 이삼일 일하면 대충 급한 곳 정리도 되었으니 바깥바람을 쐰다. 시원한 곳. 바로 극장 구경. 영화 '밀수'를 보고 왔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1970년대가 배경이다. 영화 자체도 그 느낌을 물씬 살렸고 어째 영화관 관객도 그때 분위기를 만들었다. 연배가 제법 있는 여성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아이고 어째 어머나.. 등등의 감탄사를 참지 못하고 연발하면서 옛날 동네 극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ㅎㅎ 세관을 피해 바다에 물건을 던지고 그것을 해녀들이.. 2023. 8. 3.
출타 며칠 동안 바깥 잠을 잤다. 휴가라고 하기에는 매일이 쉬는 것 같으니 좀 뻘쭘해서 그냥 집 나가서 자고 온 것으로 하자. 며칠 서울 가서 밀린 전시회도 보고 여기저기 쏘다니려고 했지만 비도 오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그럭저럭이었다. 이번에는 인사동에 호텔을 잡아서 진짜 관광객 기분이 물씬 났다. 새벽 네시 반에 울리는 조계사 종소리를 듣고 터키 모스크 코란 소리가 생각났다. 시립미술관 '호퍼'전시와 국립중앙박물관 '영국 내셔널 갤러리'특별전을 봤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직업인으로서의 '화가'를 생각했다. 느낌, 영감, 천재.. 이런 것보다 계획하고 설계하고 연습하고 연마하고... 호퍼의 그림은 사람들이 참 좋아하고 패러디도 많이 되어서 다들 알겠지만 시선이 특이하고 정적인 느낌이다. 어쩌면 그렇게 따.. 2023. 7. 16.